
무기한 연기되는 듯했던 전시작전통제권(OPCON) 한국군 전환 시기가 오는 2029년으로 구체화되며 한미 동맹의 작전 지휘 체계가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미군 군사력을 한국군 장성이 지휘하게 되는 사상 초유의 구조 개편을 앞두고, 이를 뒷받침할 핵심 방위 능력 확보가 우리 군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2029년 3월 데드라인… ‘정치적 전환’엔 선 그은 美
자비에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한국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미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명확한 시한은 2029 회계연도 2분기, 즉 2029년 3월 이전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4년 전작권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환’에 합의하며 사실상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막연하게 조건 충족만을 내세우던 과거와 달리, 미군 수뇌부가 공식 석상에서 명확한 연도를 특정해 로드맵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정치적 편의(political expediency)에 쫓겨 전환을 무리하게 서두르는 상황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는 양국이 합의한 군사적 조건이 완벽히 충족되어야만 지휘봉을 넘길 수 있다는 미국의 기존 안보 원칙을 단호하게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지휘하는 한국군… 3대 조건이 가를 ‘마지막 관문’

전작권 전환이 실제로 이루어지면 한반도 전시 상황에서의 지휘 구조는 완전히 역전된다. 현재는 미군 대장인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임하며 한국군을 지휘하는 체제다.
하지만 전환 이후에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연합사령관을 맡고,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으로서 작전을 지원하는 단일 지휘 구조로 재편된다.
세계 최강인 미군의 병력과 전략 자산을 타국 군대인 한국군이 작전 통제하는 극히 이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책임의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한국군이 달성해야 할 필수 조건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한국군이 연합 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 군사 능력을 완비하는 것이며, 둘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초기 필수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이 전작권 전환에 부합할 정도로 안정화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전문가들은 2029년이라는 시한이 설정된 만큼, 한국군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 감시정찰 자산과 요격망 등 필수 전력을 확충하는 데 역량을 총동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표 시한은 정해졌지만, 결국 한미 연합 방위 체제를 온전히 주도할 수 있는 우리 군의 실질적인 안보 역량 입증이 2029년의 최종 결과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