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의 명운을 걸고 전쟁을 지휘해야 할 최고 사령관이 ‘국가 안보’를 방패 삼아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Shin Bet)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법정 출석 시 이란의 암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해, 결국 부패 혐의 재판 일정이 또다시 연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외신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총리가 국가 안보기관을 동원해 고의로 사법 절차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10년 징역형’ 피하기 위한 6년의 꼼수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현직에 있으면서 형사 기소된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쥐고 있다.

그는 2019년 뇌물수수와 사기, 배임 등 3대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 중 뇌물수수 혐의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10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2020년 5월 막을 올린 재판은 코로나19 대유행, 재판부 사정, 그리고 가자지구 전쟁 등 온갖 외부 요인을 핑계로 수없이 멈춰 섰다.
급기야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임명한 다비드 지니 신베트 국장이 “사전에 일정이 공개되는 법정 출석은 이란 요원들에게 암살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서한을 법원에 제출하며 재판을 가로막았다.
전임 신베트 국장이었던 로넨 바르가 과거 총리 측의 유사한 조작 요구를 거부했다고 폭로했던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권력을 이용한 노골적인 재판 지연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까지 등판한 ‘사면’ 압박전

법정 밖에서의 정치적 생존 기동은 한층 더 과감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법부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특별 사면을 요청하며 마지막 탈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굳건한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등판해, 사면 결단을 내리지 않는 헤르초그 대통령을 향해 “무능하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노골적인 외압을 행사했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수장이 적국의 암살 위협을 핑계로 법정을 피하고, 동맹국의 힘을 빌려 사면을 강요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가 특정 정치인의 방탄 조끼로 전락했다”며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민주주의와 사법 시스템의 신뢰가 내부에서부터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냉혹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