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으로 가전 매장 초토화
소비자들 “물가 오를까” 불안감 증폭
한국 가전업체들 미국 시장 위기 직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긴축 소비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관세는 처음”이라며 “소비자뿐 아니라 전체 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부담에 가전업계 ‘비상’…삼성·LG, 전략 수정 불가피
경기 침체 우려 속 전자제품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LA 베스트바이 매장. 1천 평(3,300㎡)이 넘는 공간에 방문객이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삼성과 LG의 TV·대형 가전 코너는 손님이 전혀 없었다.

미국 전자제품 유통의 핵심 기업인 베스트바이(Best Buy)는 한국으로 치면 하이마트나 전자랜드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 관세 부과로 수입 원가가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배리 CEO는 “공급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유통업체에 전가하고 있다”며 “소비 위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한국 가전업체들도 비상이다. 미국은 삼성과 LG전자에 최대 시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대형 가전 구매를 꺼리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형 제품보다 필수 소비재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도 ‘관세 충격’…최대 25% 가격 인상 우려

자동차 시장도 긴장감이 감돈다.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LA 글렌데일의 한 자동차 매장 관계자는 “지금은 판매가 유지되지만, 관세가 지속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상당수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조립된 부품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 차량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자동차혁신연합(AAI) 존 보젤라 회장은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관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일부 차량은 최대 25%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충격에 기업들 ‘비상’…생존 전략 재정비 나선다

관세 충격이 본격화되며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베스트바이 등 유통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원가 상승을 흡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가전업체들은 미국 시장 전략을 재조정해야 한다. 필수 소비재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담이 지속되면 소비 지출이 줄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 위축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