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간 87조2천억원의 세수 결손으로 긴축 재정을 강요받았던 정부가 2026년 들어 ‘세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2023년 56조4천억원, 2024년 30조8천억원에 이어 2025년까지 추가 결손을 기록하며 재정 위기를 겪었지만,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 회복이 법인세·근로소득세·증권거래세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4년 만에 초과세수 가능성이 열렸다.
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국세수입을 390조2천억원으로 편성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8조2천억원 증가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대기업의 호실적과 증시 활황이 겹치며 예산을 웃도는 세수가 걷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연초 흐름만으로 판단하긴 이르지만, 3월 법인세 신고가 지나면 올해 세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법인세 86조, 반도체가 끌어올린다

가장 큰 변수는 법인세다. 2026년 법인세 예산은 86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16조원을 넘어서며, 전사 기준으로는 한국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달성했고,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 44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12월 결산 639개 상장사의 2025년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179조5천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주력 기업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면서 3월 법인세 신고 때 일부 반영되고, 8월 중간예납에서도 추가 증가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 법인소득세도 급증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는 2026년 4월 법인지방소득세로 3,500억원을 징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역 예산의 약 25%에 달하는 규모다. 청주시 2,400억원, 화성시 2,000억원 등 반도체 공장 소재지 지자체들이 세수 급증을 기대하고 있다.
역대급 성과급에 근로세·거래세도 ‘덩달아’

기업 실적이 성과급으로 이어지며 근로소득세도 예상치를 웃돌 여지가 크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964%라는 역대 최대 규모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연봉 1억원 기준으로 1억4천820만원을 받는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도 성과급을 전년 14%에서 47%로 대폭 늘렸다.
정부는 당초 2026년 근로소득세를 68조5천억원으로 전망했지만, 반도체 대기업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으로 실제 징수액은 이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거래세도 세입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2026년 1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하며 일평균 거래대금이 41조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월 대비 116.9% 급증한 수치다.
코스닥 시장도 21조3천억원으로 52.1% 늘었다. 여기에 2026년 1월부터 코스피 거래세율이 0%에서 0.05%로, 코스닥은 0.15%에서 0.20%로 인상되면서 세수 증대 효과는 더욱 커졌다.
“반도체 편중” 우려도… 3월 법인세 신고가 분수령

다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별 온도 차가 있어 반도체 대기업에 의존하는 세수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도 “2.0% 성장 전망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 호조에 기인한 것”이라며 산업 편중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 재부상과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투자세액공제 증가도 변수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늘리면 공제액이 커져 실제 법인세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정부는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최소 1분기, 특히 3월 법인세 신고가 지나야 올해 세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3년 연속 세수 추계 오차를 반성하며 국제기구와 협력해 추계 모형을 고도화하는 등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