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노후 아파트를 가진 63세 A씨는 재건축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분담금부터 떠올린다.
집값은 올랐지만 공사비도 뛰었고, 은퇴 뒤 현금흐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용적률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뉴스가 반가워도 실제로 내 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에도 법적상한 용적률의 130%까지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에 발의된 도시정비법 개정안은 과밀억제권역과 시·도조례로 정하는 지역의 민간 정비사업에 기존보다 높은 용적률 특례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분양이 늘면 분담금 계산이 바뀐다

정비사업에서 용적률은 돈의 언어다. 같은 땅에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으면 일반분양 물량이 늘고, 조합이 공사비를 회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최근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멈춘 사업장에서 용적률 완화가 사업성 개선 카드로 거론되는 이유다.
개정안은 정비사업 시행자가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법적상한 용적률의 130%까지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그동안 공공정비사업에 주로 적용되던 1.3배 특례를 민간으로 넓히겠다는 취지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기대가 생긴다. 일반분양 수입이 늘면 추가 분담금 압력이 낮아질 수 있고, 사업을 다시 검토하는 노후 단지도 나올 수 있다. 특히 수요가 높은 역세권이나 도심 노후 단지에서는 사업 재개 논의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130%가 곧바로 확정은 아니다

다만 용적률 완화가 자동으로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 심의, 기반시설 수용력, 학교와 도로, 일조권, 교통 부담이 함께 검토된다. 높은 용적률을 받아도 공공기여나 기반시설 부담이 커지면 조합원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
공사비도 변수다. 최근 정비사업이 멈춘 이유는 규제만이 아니라 자재비와 인건비, 금융비용 상승 때문이다. 용적률이 올라 일반분양이 늘어도 공사비가 더 빠르게 오르면 분담금 부담은 쉽게 줄지 않는다.
특히 1주택 은퇴자는 재건축을 투자수익보다 주거 계획으로 봐야 한다. 사업이 진행되면 이주비 대출, 임시 거처 월세, 추가 분담금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집값이 올라도 현금이 부족하면 버티기 어려운 구간이 생긴다.

따라서 조합 설명회에서는 예상 일반분양가와 공사비뿐 아니라 공공기여, 임대주택 비율, 기반시설 부담까지 함께 물어봐야 한다. 용적률 숫자 하나만으로 사업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또 용적률이 높아질수록 세대수 증가에 따른 관리비, 주차, 학교 배정 문제도 커질 수 있다. 사업성만큼 생활 편의도 따져야 한다.
노후 단지 주민에게는 기대와 불안이 함께 온다. 사업성이 좋아져도 이주 기간이 길어지면 월세와 대출 이자가 생활비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를 앞둔 집주인이라면 용적률 숫자보다 사업 단계와 현금 일정을 봐야 한다.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까지 시간이 길고, 중간에 대출과 세금 부담이 생긴다. 130% 완화는 기대감을 주는 카드지만, 최종 계산은 내 통장과 이주 계획 위에서 다시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