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한국 아니면 못해요”… 외국인들 우르르 몰린 이곳, 이유 보니 ‘어머나’

한증막·족욕·한의원 체험 열풍
외국인 관광객 새 명소로 부상
넷플릭스 ‘케데헌’ 영향 커져

한증막에서 주황색 수건으로 ‘양머리’를 만들어 쓴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구별되지 않는 모습으로 찜질방을 즐기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같은 K-컬처 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일상 공간들이 특별한 관광 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찜질방·한증막, 외국인 필수 방문 코스로 부상

지난 22일 동대문구의 S 찜질방. 평일임에도 손님 절반가량이 외국인이다. 대만에서 온 A씨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한국 문화 체험을 하고 싶어 엄마와 함께 왔다”며 “한증막이 뜨겁긴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S 찜질방 안내데스크 직원은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외국인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입구 안내문도 중국어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에서 온 관광객들은 찜질방 전용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한국인들처럼 자연스럽게 한옥 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바닥에 누워 TV를 시청했다. 식혜, 구운 달걀, 라면 같은 한국 찜질방 대표 간식도 즐겼다.

SNS에서 퍼지는 ‘때밀이’ 열풍

이러한 찜질방 체험은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유튜브에 ‘찜질방’을 검색하면 ‘양머리’ 수건을 두른 모습이나 구운 달걀을 맛보는 장면 등을 담은 영상이 줄지어 나타난다.

한 해외 유튜버는 “한국식 사우나에서 보낸 24시간은 가장 편안한 도전이었다. 한국에 있다면 강력히 추천한다”고 소개했다.

찜질방과 더불어 한국 목욕탕의 ‘때밀이’도 외국인들 사이에서 특별한 체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 엑스(X) 이용자는 “한국식 바디 스크럽(때밀이)과 마사지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놀라웠다. 마치 신생아가 된 기분”이라고 감탄했다.

‘케데헌’ 열풍에 한의원까지 찾는 외국인들

K-컬처 콘텐츠의 영향은 찜질방과 목욕탕을 넘어 한의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케데헌’ 인기에 힘입어 한의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통인한의원 이승환 대표원장은 “많을 때는 하루 60명 방문객 중 10명은 외국인”이라며 “침, 부항, 약침 등 다양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대문구 서울한방진흥센터는 ‘케데헌’에 등장한 한의원과 유사한 모습으로 알려지면서 관광 명소로 급부상했다.

지난 22일에는 미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족욕 체험을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약쑥, 감국 등 계절별 약재를 넣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며 한방 치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한방진흥센터 관계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일본인, 중국인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주말에는 하루 200명 이상이 찾아올 정도이고 대부분이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찜질방, 목욕탕, 한의원이 단순한 일상 공간을 넘어 외국인들에게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으로 변모한 것은 K-컬처 열풍과 체험형 관광이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일상 속 공간이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문화 체험으로 다가가면서 한류의 새로운 영역을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