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국내 카드업계의 스테이블코인 입법 지연이 환율 폭등의 또 다른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한 결제 시장의 주도권 싸움을 넘어, 원화 가치가 구조적으로 폭락하고 환율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을 수 있다는 묵직한 경고가 나온다.
글로벌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한국 결제망을 장악할 경우, 이른바 ‘디지털 달러화’ 현상이 촉발돼 환율 방어선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500원 뚫린 환율, 달러 코인이 기름 붓는다
스테이블코인 입법 지연이 환율 폭등으로 이어지는 논리는 외환 시장의 수급 법칙에 철저히 기인한다.

현재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기업들은 달러 가치에 1대1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을 자사 결제망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국내 제도가 표류하는 사이 해외 기업들이 수수료 제로(0) 수준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국내에 유통하면 소비자와 기업들은 원화 대신 이를 선호하게 된다.
이는 곧 일상적인 상거래를 위해 기존의 원화를 내다 팔고 달러 기반의 코인을 사들이는 막대한 수요로 직결된다.
이미 환율이 1,500원대라는 초유의 고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에 원화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달러 수요가 폭발하면, 원화 가치는 끝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1600원 굳어지나…구조적 원화 약세의 공포

그렇다면 이로 인해 향후 환율은 과연 어디까지 뛸 수 있을까.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이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일시적인 외부 충격과 달리 환율의 ‘영구적인 레벨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만약 국내 연간 전자상거래 결제액의 단 10%만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되어도, 매년 수십조 원 규모의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과 동일한 충격을 준다.
외환 시장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달러화가 본격화되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1,500원대 환율을 넘어 1,600원, 심지어 그 이상이 완전히 새로운 기준선(뉴노멀)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나아가 자금 세탁이나 투기성 외화 수요까지 규제 밖의 해외 스테이블코인으로 몰려들 경우, 심리적 저항선이 붕괴하며 돌이킬 수 없는 구조적 원화 약세 늪에 빠질 위험도 존재한다.
무기력해지는 통화 당국, 시급한 방어막 마련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환율이 폭등해도 통화 당국이 이를 제어할 수단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해외 스테이블코인을 주력 화폐처럼 쓰게 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나 외환 시장 개입 효과는 철저히 무력화된다.
결국 대한민국의 금융 주권과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명확한 가상자산 입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신뢰할 수 있는 원화 기반의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서둘러 구축해 외화 유출의 둑을 쌓고, 국내 카드사들이 대응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결제 인프라 종속은 물론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인 환율 방어막까지 통째로 내어주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