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에 눌려 있던 국내 철강 가격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반덤핑 관세와 중국 정부의 생산 제한 기조가 맞물리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 물량이 줄었고, 열연강판·철근·후판 등 주요 제품 가격도 연초 대비 최대 22% 가까이 올랐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중국산 저가 공세 줄자 가격 반등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국내 철강 유통 가격은 톤당 열연강판 96만 원, 철근 86만5000원, 후판 99만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열연강판 80만 원, 철근 71만 원, 후판 91만 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제품별로 8.8~21.8% 오른 셈이다.
가격 반등의 가장 큰 배경은 중국산 철강 유입 감소다.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몇 년간 중국산 저가 물량에 가격 방어가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중국산 후판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산 후판에는 27.91~38.02%, 중국산 열연강판에는 28.16~33.10%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실제 수입 물량도 줄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철강 물량은 251만7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2만6984톤보다 4.5% 감소했다.

중국 전체 수출도 꺾였다. 중국의 2026년 1~4월 완제품 철강 수출은 3421만4000톤으로 전년 대비 9.7% 줄었다.
중국 정부의 생산 제한 기조도 가격 회복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은 과당 경쟁을 막는 이른바 반내권 기조와 탄소중립 평가 기준을 앞세워 철강 생산능력 통제에 나서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런 조치가 구체화될 경우 한동안 중국 철강 생산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철강사는 숨통, 조선·건설은 부담
철강 가격 회복은 국내 철강사에는 분명한 호재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1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 개선 영향이 컸지만 철강 사업 부문도 이익이 늘었다. 현대제철도 1분기 영업이익 157억 원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재고 소진 이후 가격 반등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열연강판 수입량이 줄었고, 유통 시장 재고가 빠진 뒤 올해 1월 중순부터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철강사 입장에서는 평균판매가격이 올라가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철강 가격 반등은 K-철강의 숨통을 틔우는 동시에 철강을 많이 쓰는 산업에는 비용 압박을 키우는 양면성을 가질 수 있어 예의주시가 필요하다.

중국산 저가 물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변수다. 반덤핑 관세와 중국 생산 제한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지만, 중국 내 수요가 약해지거나 수출 여력이 다시 커지면 국내 시장 압박이 재개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오랫동안 저가 수입재에 밀렸던 국내 철강업계가 가격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