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마저 오르면 어떡하라고”…이번달부터 줄줄이 인상에 노·장년층 ‘날벼락’

버스 요금 200원↑…마을버스도 연쇄 인상
‘무임 제외’ 노년층, 생활비 부담 커진다
교통복지 균형 흔들…지원책 시급한 과제

경기도가 오는 25일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인상한다. 이에 맞춰 도내 마을버스 요금도 잇따라 오를 예정이다.

인상 폭은 100원에서 300원 정도지만, 그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마을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노·장년층에게 이번 변화는 생활비 부담으로 직결된다.

짧은 거리, 큰 부담…노·장년층 울리는 200원의 벽

마을버스는 도시의 모세혈관처럼 지역을 촘촘히 잇는다.

집 앞 정류장에서 병원, 시장, 지하철역으로 이어지는 짧은 노선이지만, 어르신들에게는 하루의 움직임 전부다. 그러나 이번 인상은 그 일상의 출발점에 ‘새 가격표’를 붙이는 셈이다.

경기도 시내버스는 일반형 1천450원에서 1천650원으로, 좌석형은 2천450원에서 2천650원으로, 직행좌석형은 2천800원에서 3천2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마을버스 역시 군포, 평택, 김포, 성남, 고양, 하남 등 11개 시군이 25일부터 요금을 인상한다. 하남시는 2년 만에, 시흥시는 6년 만에 요금을 조정하며 각각 200원과 300원을 올린다.

하루 두 번 왕복이 한 달 부담으로…노·장년층 지갑이 먼저 움츠린다

문제는 이 ‘소폭 인상’이 노·장년층에게는 훨씬 크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지하철은 무임이지만 버스는 유료이기 때문이다.

환승할인 제도가 있어 기본요금은 한 번만 부과되지만, 무임카드와 교통카드를 따로 쓰거나 환승시간(평시 30분, 야간 60분)을 넘기면 요금이 다시 붙는다. 이런 구조는 디지털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불리하다.

또 노년층은 병원, 약국, 복지관 등을 자주 오가며 마을버스 이용 빈도가 높다. 하루 왕복 두 번만 해도 한 달 5천원에서 1만원 가까이 부담이 늘어난다.

소득이 일정치 않은 고령층에게는 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최고 수준으로, 교통비 같은 필수지출의 상승이 생활 전반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병원 가기도 부담”…요금 인상에 한숨 깊어진 어르신들

지자체는 이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연료비와 인건비가 크게 오르며 마을버스 업체의 적자가 심각한 탓이다.

그러나 이용자 입장에서는 “병원 한번 가는 것도 걱정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부 시군은 고령층 교통비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지역별 격차가 커 실질적인 도움은 제한적이다.

마을버스는 도시를 묶는 마지막 연결선이다. 요금 인상은 그 연결선을 조금 더 팽팽하게 만들었다.

어르신들이 체감하는 불편은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교통복지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더 늦기 전에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대중교통 지원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