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구조헬기 왔는데 “사람들이 안 타요”… 삼성전자에 무슨 일이?

52주 신고가 경신한 삼성전자 주가
역대 최고가 9만6800원에 바짝 근접
3분기 실적 호조에 증권가 목표가 줄상향

4년 만에 찾아온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구원의 손길에 투자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역대 최고가에 바짝 다가선 ‘9만전자’의 귀환을 두고 일부는 더 높은 고지를 기대하며 홀딩을 선택한 반면, 오랜 침체기에 지친 다른 이들은 빠른 하차를 결정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대 웃도는 3분기 실적에 9만 6천 원 ‘터치’

삼성전자는 14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 1천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1.8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17.4% 크게 웃도는 성과다. 매출액은 86조 원으로 전년 대비 8.72%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9만 6천 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2021년 1월 11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9만 6천800원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이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는 장중 9만 7천 원대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업황이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이 큰 폭으로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고, 범용 메모리반도체 제품까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마운데 생각이 바뀌었어요”… 4년 전 투자자들의 복잡한 심정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 매도세가 많은 것을 보니 고점은 아닌 것 같다”, “삼성전자는 더 보유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낙관적 전망이 있는 반면, “현 시점이 정상 회복인지 일시적 반등인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공존하고 있다.

특히 4년 전 고점에 투자했던 이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어 매도했다”는 의견과 “그동안의 기회비용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자 중 절반가량은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다. 2021년 고점에 대량 매수한 투자자들이 많아 최근 8만~9만 원대 반등에도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당시 고점에 매수해 ‘물렸던’ 투자자들은 주가가 2022~2023년 한동안 5만 원, 심지어 4만 원대까지 하락했던 암흑기를 경험했다. “평균 매수가를 낮췄지만 아직 원금회복이 안 됐다”, “손절매 할지 더 들고 갈지 고민된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이다.

증권가 “12만 전자 간다”…팔 때 아니다 전망 우세

급등한 주가에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아직 팔 때가 아니다”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가를 12만 원으로 제시했으며,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중순 제시한 목표가 9만 5천 원을 약 한 달 만에 11만 5천 원으로 22.3% 상향 조정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주요 고객사인 AMD가 오픈AI와 대규모 GP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내년엔 DRAM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까지는 반도체 사이클 피크아웃 시그널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보유자라면 연내엔 일단 팔지 말고 가져갈 만하다”고 조언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품질테스트 통과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에 따른 추가 주가 상승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