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만 기다렸을 텐데 “여보, 정말 미안해”…남편들 ‘한숨’ 나오는 이유가

루이비통, 일부 가방 가격 3% 인상
명품 브랜드들 연이은 가격 인상 행진
경기 침체에도 매출·영업이익 상승세
명품
명품 가격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아내 생일 선물로 사주려 했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올해에는 힘들것 같아요”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격 인상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루이비통, 올해만 세 번째 가격 인상

15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이날 ‘알마BB'(모노그램) 가방의 가격을 기존 260만원에서 268만원으로 약 3% 올렸다. 알마BB(에피) 가격은 기존 277만원에서 285만원으로 약 2.9% 인상됐으며, 네오노에BB(모노그램)는 297만원에서 305만원으로 약 2.7% 올랐다.

루이비통은 이미 지난 1월 18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핸드백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로써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가격 인상이 이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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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격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루이비통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명품업계 대표 브랜드들은 올해 초부터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에르메스는 2월 3일 가방, 주얼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이상 인상했다. 이로 인해 버킨백 30사이즈 토고 가죽 소재 제품은 기존 1천831만원에서 2천11만원으로 오르며 2천만원대에 진입했다.

샤넬은 1월 9일 핸들 장식의 플랩백 가격을 인상했으며, 까르띠에는 2월 4일 전 제품 가격을 약 6% 올리면서 ‘오픈런’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다. 티파니앤코도 2월 5일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이탈리아 브랜드 프라다는 2월 12일 대다수 제품의 가격을 약 5% 내외로 올렸다.

불황 속에서도 승승장구하는 명품 브랜드

흥미로운 점은 고물가와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놀라운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작년 매출 9천643억원과 영업이익 2천6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1%, 13%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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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격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루이비통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1조7천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천891억원으로 무려 36% 급증했다. 샤넬코리아의 작년 매출 역시 1조8천446억원으로 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천695억원으로 1% 소폭 감소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안 오른 브랜드들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라며 “최근에는 1년에 몇 번씩 가격을 올리기도 하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불황에도 명품을 향한 끝없는 열망, 그 심리는?

불황에도 명품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물건 구매를 넘어 다양한 심리적 동기와 사회적 의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명품은 자신의 부와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적 수단으로 활용되며, 가격이 높을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 ‘베블런 효과’가 강하게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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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격 인상 / 출처 : 연합뉴스

또한 명품을 소유함으로써 특정 집단에 소속되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성공했다는 느낌을 얻으려는 심리도 명품 소비를 부추긴다. 희소성과 특별함의 매력, 높은 품질에 대한 신뢰, 구매와 사용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과 만족감도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명품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마케팅, 브랜드 스토리, 한정판 전략 등으로 구매욕구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전략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명품 소비가 감소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명품 가격 인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의 열망은 식지 않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전에 구매하려는 ‘오픈런’에 나서기도 하며, 이는 다시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격 인상의 악순환 속에서 소비자들, 특히 선물을 준비하는 많은 남편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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