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군 권력기관 전면개혁
AI 100조원 투자계획
기본사회 실현 약속

6월 4일 오전 12시 기준 득표율 49%로 당선이 확실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발표된 10대 공약을 들여다보니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인 내용들이 즐비했다.

검찰과 군 등 권력기관 전면 재편부터 인공지능 분야 대규모 투자까지, 확실 당선인이 된 그의 청사진이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력기관 개혁, 칼날 세운다

이재명 후보가 먼저 강조한 것은 권력기관 개혁이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현재 권력구조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판단에서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다. 기존 검찰을 기소 전담 ‘기소청’으로 재편하고, 수사 업무는 새로 설치할 ‘중대범죄수사청’에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비위 검사에 대한 실질적 제재 수단으로 ‘검사 파면 제도’도 도입한다.

진성준 정책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증원 규모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며 “사법부와도 논의를 거쳐 대법원 재판의 현실을 고려해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개혁도 강도 높게 추진된다. 국방 문민화를 핵심으로 내세우며, 초대 국방부 장관을 민간에서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군방첩사령부를 비롯한 군 정보기관의 편제 개혁도 단행한다. 3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으로 군의 투명성도 높인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 방안도 포함됐다. 감사 개시와 고발 여부 결정 시 감사위원회 의결을 의무화하고, 내부 감찰관을 외부 인사로 임명하는 내용이다.

AI 대전환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경제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미래 성장의 핵심축으로 설정했다. ‘AI 고속도로’ 구축과 고성능 GPU 5만 개 확보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전 국민 AI 접근권 보장을 위해 대규모 ‘국민 펀드’를 조성해 AI 산업에 100조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에는 AI정책수석을 신설해 전담 체계도 구축한다.

K콘텐츠 분야에서는 글로벌 소프트파워 5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내걸었다. 콘텐츠 제작 전 과정에 대한 국가 지원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 플랫폼 육성을 통해 문화 수출 50조원 달성을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공식화했다. 이미 통과된 12조2천억원 규모로는 경기 활성화에 부족하다며 과감한 재정 확대 의지를 보였다.

‘기본사회’ 실현으로 돌봄 국가가 나선다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기본사회’ 구상도 구체화됐다. ‘온 사회가 다 같이 돌보는 돌봄 기본사회’를 만들겠다며 교육·보육비 지원 확대와 온 동네 초등돌봄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간병비 부담 완화 등으로 국민 삶의 질 개선에도 나선다.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공공임대주택 확충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두 축으로 설정했다. 다만 민감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이번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료개혁과 관련해서는 ‘국민 참여형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의 일방통행식 의료개혁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개혁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노동 분야에서는 노동계 숙원인 ‘노란봉투법’ 추진과 포괄임금제 금지, 주 4.5일제 도입 등을 명시했다. 진성준 본부장은 “그것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경제를 건전하게 성장시킬 것”이라며 “민주당 정책이 경제 선순환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점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의 이번 공약 발표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권력기관 전면 개혁부터 미래 성장동력 확보까지, 그가 제시한 청사진이 실제로 구현될 경우 한국 사회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