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교적 안정적이라 평가받던 ‘문과 전문직’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예상보다 빠른 고용 충격을 받고 있다.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이 포함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2개월 연속 사상 최대 폭으로 급감하면서, AI발 일자리 재편이 통계 지표에도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6년 1월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취업자는 138만9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8천명 감소했다. 이는 계절적 요인이 큰 농림·어업(-10만7천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특히 이 업종은 지난해 12월에도 5만6천명이 줄어,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2개월 연속 최대 감소를 연달아 기록하는 이례적 상황을 맞았다.
전문서비스업 집중 타격, AI 대체 현실화되나

국가데이터처 측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의 하위 분류 중 특히 ‘전문서비스업’에서 감소 폭이 크다고 전했다. 전문서비스업에는 법무(변호사·변리사), 회계·세무, 컨설팅, 여론조사, 지주회사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대체로 AI 기술의 영향을 먼저 받는 직군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최근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서 전문서비스업, 정보서비스업, 출판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AI 고노출 업종’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챗GPT 출시 이후 이들 분야에서 청년고용이 실제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2023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과정에서 기술적 조정이 있었고, AI 발전으로 신입 직원 채용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전문직 업무가 AI로 대체되는 흐름이 반영된 것인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 고용한파 심화, 5년 만에 최악

전문서비스업 부진은 청년층 고용 악화와 맞물려 더욱 우려를 키운다. 1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17만5천명 감소했으며, 고용률은 43.6%로 2021년 1월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8천명에 그쳐 13개월 만에 최소였고, 실업률은 4.1%로 4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고용 전문가들은 전문직 수습 채용 감소와 경력·수시 채용 선호 증가 등 고용 문화 변화가 청년층에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진입을 준비해온 청년들이 기대했던 신규 채용 기회가 줄면서, AI 기술 도입의 ‘조기 신호’가 가장 먼저 청년 고용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기저효과인가 구조 변화인가”…정부 추이 주목

정부는 이번 통계를 놓고 신중한 입장이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통계상 기저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실제 AI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표를 봐야 한다”며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다만 2개월 연속 사상 최대 감소라는 점에서 단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18만5천명), 운수·창고업(+7만1천명)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맞춤형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및 미래 성장동력 지원을 통해 고용창출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AI 기술 확산이 특정 직군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관찰하며,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여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