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월 약 5000대 판매된 기아 레이 EV
전체 레이 모델 판매량의 약 23% 차지
기아 경형 전기차 ‘레이 EV’가 올해 들어 5,000대에 육박하는 판매 실적을 올리며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체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이러한 실적을 달성한 요인으로 2천만 원대 초반의 저렴한 가격과 낮은 유지 비용이 꼽힌다.
기아 레이 EV, 3~5월 판매량 모닝 추월
기아에 따르면 레이 EV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4,936대가 팔렸다. 동일 기간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아이오닉 5(5,294대)와 358대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국내 경차 시장에서도 레이 EV의 성적은 눈에 띈다. 대표 경차 모델 ‘모닝’이 같은 기간 동안 6,098대 판매돼 수치상으로는 부족하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아 판매가 저조했던 1~2월을 제외하면 레이 EV는 3월부터 5월 사이 4,014대가 팔려 모닝(3,744대)을 앞질렀다.
전체 레이 모델 판매량에서도 전기차 모델의 비중은 높은 편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판매량은 2만1,710대에 달했으며 이 중 레이 EV는 약 23%를 차지했다.
넉넉한 내부 공간, 저렴한 가격이 인기 요인
레이 EV의 산업부 인증 최대 주행 거리는 205km로 비교적 짧다. 다만 넓은 내부 공간과 2천만 원대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 받을 경우 라이트 모델을 2천만 원 초반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내연기관 모델인 레이 1.0 가솔린 모델의 풀옵션 가격 약 2,065만 원과도 큰 차이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레이 EV는 세컨드 카로 관심을 받고 있다. 경차로 분류돼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전기차 특성상 유지비가 저렴해 도심 주행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앞둔 캐스퍼 EV와 치열한 경쟁 예상
한편 최근 현대차의 캐스퍼 EV가 소형 전기차 시장 진출을 예고하면서 시장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7월에 공개될 캐스퍼 EV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한 전기 경차 기아 레이 EV와 경쟁하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캐스퍼 EV가 경차가 아닌 소형차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존 경차 기준인 전장 3600㎜를 초과하는 250㎜ 늘어날 길이가 그 근거로 제시된다. 만약 캐스퍼 EV가 경차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세금 혜택이나 보험료 할인 등 경차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일각에선는 소형차로 분류될 경우 저렴한 LFP(리튬인산철)배터리 대신 성능이 우수한 NCM(삼원계)배터리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NCM 배터리를 사용하면 1회 충전으로 350㎞ 이상 주행이 가능해져 레이 EV를 주행 거리 면에서 앞지르게 된다.
레이 EV가 기존 전기차 경차 시장을 독점해온 상황에서 캐스퍼 EV의 출시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소형 전기차의 승부는 가격이 결정할 것이다. 차량 크기보다는 가격과 편의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 전기차는 주로 출퇴근 용도나 세컨드 카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 증가보다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판매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