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본차는 웃고 있는데”…제네시스 ‘피눈물’ 흘리는 이유 ‘초비상’

SUV가 휩쓴 미국 럭셔리 시장, 일본·독일 여전한 강세
제네시스, 꾸준한 성장세 속 ‘진짜 럭셔리’로 자리매김
한국 생산·25% 관세 부담, 가격 경쟁력의 벽에 맞서다

미국 럭셔리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존재감을 차근히 키워가고 있다. 올해 판매 순위에서는 아직 BMW,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가 굳건히 버티고 있어 ‘톱10’ 진입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성숙 단계로 접어든 미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브랜드의 저력을 조용히 쌓아가고 있다.

SUV가 휩쓴 미국 럭셔리 시장, 일본·독일 브랜드가 여전히 강세

현재, 미국 럭셔리카 시장의 판도는 SUV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렉서스 RX가 8만 대 넘게 팔리며 1위를 차지했고, NX가 그 뒤를 이었다.

BMW X5와 X3, 메르세데스-벤츠 GLE와 GLC 역시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SUV 수요가 폭발하는 흐름 속에서 일본과 독일 브랜드가 여전히 시장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제네시스는 아직 그 이름을 상위권에 올리지 못했지만,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다. GV70은 올해 미국에서 약 2만5000대가 판매되며 브랜드 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GV80과 G70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정숙한 주행감으로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신생 브랜드’가 아닌, 진짜 럭셔리 브랜드로 보기 시작했다.

한국 생산의 벽, 25% 관세가 만든 가격의 간극

다만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제네시스는 대부분의 차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반면 BMW와 벤츠는 미국 남부 공장에서 X3, X5, GLE, GLS 같은 주력 SUV를 현지 조립한다.

이 차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25% 수입 자동차 관세로 인해 더욱 뚜렷해졌다. 한국산 완성차에는 25%의 관세가 그대로 부과되고, 현지 생산 차량은 면제된다.

결국 제네시스는 같은 급의 독일 SUV보다 가격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대부분의 차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반면, 독일 브랜드는 미국 현지 생산으로 관세 부담이 없다. 이 차이가 곧 가격 경쟁력의 격차로 이어진다.

이 격차는 단순히 판매량을 넘어 브랜드 확장의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높은 관세와 제한된 딜러 네트워크는 단기적인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품질과 디자인, 전동화 전략을 무기로 장기적인 기반을 다지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럭셔리 시장의 주도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이미 그 경쟁의 중심에 들어서 있다. 관세라는 거센 바람을 넘어, 다음 국면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