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줄 알았는데 “12년 만에 이게 웬일?”…현대차 ‘초비상’

현대차 신흥 시장 실적 하락
토종 브랜드 및 中 공세 원인
신모델·신공장으로 반전 모색
Hyundai emerging markets down
현대차 신흥 시장 실적 하락세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 실적 하락세를 보이며 경고등이 켜졌다.

기존 강세를 보이던 지역에서의 점유율 하락은 물론, 현지 브랜드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거센 공세에 위기를 맞은 가운데, 현대차는 각국에 실사단을 파견하고 신공장 가동 등 전략적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신흥국서 무너진 현대차…12년 만의 최저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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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 (출처-현대차)

현대차는 올 1분기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 판매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같은 기간 19만17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1% 감소했고, 시장 점유율은 14%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마루티 스즈키, 타타, 마힌드라 등 강력한 로컬 브랜드가 SUV와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현대차는 4위로 밀려났다.

이에 현대차 본사는 판매, 마케팅, 상품개발, 재무 부서로 구성된 실사단을 인도 현지법인에 급파했다. 이들은 인도 시장 전반을 점검하며 마힌드라 등 현지 브랜드의 강세 원인과 자사 차량의 정체 요인을 집중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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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 3 (출처-빈패스트)

베트남에서는 더 큰 타격이 있었다. 현대차는 1분기 1만144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1.1% 급감했고, 시장 순위도 3위까지 하락했다. 반면, 현지 토종 브랜드인 빈패스트가 같은 기간 3만51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1.3%로 1위에 올랐다.

빈패스트는 소형 SUV 모델 VF 3, VF 5를 앞세워 젊은층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현대차는 아이오닉5, 코나 일렉트릭 등의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일본계 브랜드가 상위권을 장악한 가운데, 현대차의 1분기 판매량은 6958대로 시장 점유율 3.4%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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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출처-현대차그룹)

뒤를 이어 중국의 BYD가 5718대를 판매해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BYD가 상위권을 휩쓸었으며, 현대차 아이오닉5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세대 ‘베뉴’로 반격 시도…신공장 중심 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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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 (출처-현대차 인도법인)

이 같은 부진 속 현대차는 인도 시장의 반전을 꾀하기 위해 2023년 GM으로부터 인수한 신공장에서 신모델 출시를 통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신공장에서 생산할 첫 모델로 2세대 베뉴를 확정했는데 2세대 베뉴는 크기를 소폭 키우면서도 전장을 4m 이하로 유지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6에어백, 전후방 주차센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안전사양을 대거 적용해 경쟁력을 높였다. 베뉴는 크레타에 이어 인도 내 누적 판매 2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링 모델로,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66만8303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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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 (출처-현대차 인도법인)

현대차는 이 모델을 통해 판매 회복을 노리는 동시에, 베뉴 기반 전기차 모델도 개발 중이며 탈레가온 신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대차는 인도 내 연간 1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구조 재편 나선 현대차…라인업·가격 정책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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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 (출처-현대차 베트남법인)

한편 현대차는 실사단의 분석을 바탕으로 각 시장에 맞춘 대응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가격 정책, 라인업 재조정, 전기차 확대가 포함된 전방위적 전략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하반기 크레타 부분변경 모델 출시와 함께 소형 전기 SUV 신규 모델 투입이 예정되어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이오닉6의 현지 조립 생산을 시작하고 전기차 가격 조정도 추진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및 신흥시장 대응의 확실한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지화 전략과 제품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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