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이 현대 전장의 핵심 무기로 부상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소형 무인기를 막고 활용하는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모양새이다.
미군이 유럽 리투아니아의 파브라데 훈련장에서 진행된 ‘프로젝트 플라이트랩(Project Flytrap)’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대드론 전술을 시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 훈련은 단일 장비를 평가하는 수준을 넘어 보병과 기갑, 방공 부대가 드론 위협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통합 네트워크를 검증하는 자리였다.
미군은 독일의 방산 기술 기업 헬싱(Helsing)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드론 ‘HX-2’를 실전 훈련장에 올리며 전장 전반을 뒤흔들 새로운 혁신을 예고했다.
재밍을 뚫고 표적을 정밀 타격한 AI 드론의 놀라운 실전 기록

훈련 현장에서 HX-2는 정찰 플랫폼과 자폭형 공격 무기인 배회탄, 그리고 적 드론을 요격하는 대드론 수단의 경계를 허물며 다목적 성능을 과시했다.
구체적인 실전 기록을 보면 훈련에 투입된 17대의 드론 중 15번이 표적에 정밀하게 명중했고, 나머지 2번은 근접 실패로 기록될 만큼 뛰어난 타격력을 보여줬다.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이어진 이번 연계 훈련의 핵심 목적은 기존 나토(NATO) 방공망에 즉각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대드론 해법을 평가하는 일이었다.
특히 전자기적 방해가 극심한 전자전 환경 속에서도 온보드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표적을 찾아 추적하는 자율 비행 능력이 눈길을 끌었다.

통신 신호가 완전히 끊기거나 방해를 받더라도 드론 내부의 자체 컴퓨터가 상황을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덕분이다.
개발사 설명에 따르면 HX-2는 최대 100km 밖의 표적까지 날아가 타격할 수 있으며, 중량 12kg에 최고 속도는 시속 220km에 달하는 고성능 기체이다.
장갑차를 무력화하는 대전차 탄두와 대구조물 탄두 등 다양한 옵션을 장착할 수 있지만, 최종 공격 결정 단계에는 반드시 인간 운용자가 개입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미국이 자국산이 아닌 독일 뮌헨 기반 기업의 드론을 전격 도입해 시험했다는 사실은 전통적인 대형 방산 업체만으로는 급변하는 드론 전력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미사일 요격의 한계를 넘어 드론으로 드론을 잡는 다층 방어망의 미래

물론 이번 시험 성과가 미군의 대량 구매나 즉각적인 실전 배치를 무조건 보장하는 단계는 아니며 가성비와 양산 속도 등 추가 검증 과제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비싼 미사일 한 발로 값싼 드론 한 대를 맞추던 기존 방공 방식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드론을 잡는 드론이라는 대안의 방향성만큼은 명확해 보인다.
앞으로의 미래 전장은 단순한 기체의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재밍을 견디는 소프트웨어와 실시간 데이터 네트워크가 결합된 통합 방어망 싸움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미군이 이번에 확인한 것은 단지 드론 한 기의 뛰어난 성능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무인 체계가 부대의 기존 전술 체계 자체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