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또배기’ 원곡 가수 이성우
엔지니어 출신이었다가 37세의 나이로
가수가 된 그의 생애가 재조명되다
‘미스터 트롯’에서 이찬원이 부르면서 큰 화제가 된 노래 ‘진또배기’의 원곡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진또배기의 원곡자는 이성우다. 김상옥이 작사하고 송결이 작곡한 트로트 음악으로, 사실 진또배기를 처음 부른 사람이 이성우는 아니다.
진또배기를 처음으로 부른 것은 1990년대 부부 가수 혼성 듀오로 활동했던 ‘머루와 다래’였다.
이후 1997년에 대중들이 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사운드와 가사로 수정이 이루어지면서 이 곡을 이성우가 받아 활동하게 되었고, 진또배기는 이성우에게 조금씩 인기를 가져다 주었다.
진또배기를 부른 가수 이성우의 삶
이성우의 본명은 이재열이다. 그는 1960년에 충청남도 서천군에서 출생하였으며, 국립전북기계공업고등학교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데뷔는 진또배기를 통해 1997년 9월에 하였다.
그는 원래 범양냉방주식회사 엔지니어로 생활하고 있었다. 37살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한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가수로서의 삶을 택할 만큼 노래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있었다.
한편 ‘진또배기’라는 단어는 강원도 사투리인데, 솟대를 의미한다. 솟대는 새가 횃대에 앉아 있는 모습의 종교 건축물이며 정승처럼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한다.
진또배기를 통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성우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왕성히 활동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는 진또배기라는 곡과 함께 꾸준히 조금씩 활동하며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 나갔다.
이성우는 데뷔 14년 만인 2012년 7월 8일 ‘전국 노래자랑’에 출연해 진또배기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를 마친 뒤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젠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고 격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지금껏 크고 작은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 왔지만, ‘전국 노래자랑’은 트로트 가수들의 꿈의 무대다. 그 무대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년 뒤인 2014년 1월 26일에도 이성우는 ‘전국 노래자랑’에 한 번 더 출연하여 진또배기를 불렀다.
이후 진또배기는 각종 노래 대회에서 자주 선곡될 만큼 인기를 끌게 되었고, 2014년에는 금영노래방 성인 애창곡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성우는 노래만 잘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검도 4단, 택견 4단이라는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하이킹과 라이딩을 즐겨 한다고 밝혔다.
진또배기로 인기를 얻고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나가던 그는 2018년 9월 ‘전국 TOP 10 가요쇼’에서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시 그는 암 투병 중이었는데, 팬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다.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그는 결국 병세가 악화되어 2018년 12월 19일 향년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자신을 이성우의 조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찬원이 ‘미스터 트롯’에서 진또배기 무대를 선보이자, 이찬원의 SNS에 댓글을 남겼다.
해당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가수 이성우를 기억하게 해주시고, 명곡을 들을 수 있게 해주신 이찬원 님 너무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모부, 하늘에서는 못 다 이루신 꿈 마음껏 펼치세요. 너무 보고 싶습니다”라고 절절한 심경을 전했다. 이찬원은 감사한 마음으로 해당 댓글을 캡처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환갑도 채 되기 전에 별세한 진또배기 원곡자의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원곡을 지금 들어봤는데 원곡도 정말 좋은 것 같다”, “이찬원 덕분에 좋은 노래 알게 되었다”, “하늘에서도 마음껏 노래하시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