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영화 ‘파묘’가 강력한 항일 코드를 통해 극장가에 휩쓸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파묘’ 주연들의 일본 입국 거부를 우려하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2월 22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단 5일 만에 26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곡성’, ‘서울의 봄’ 등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파묘’는 항일 운동가들의 이름을 배역 명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일본의 구척장신 사무라이 귀신을 등장시키며 강한 항일 색채를 띠고 있다.
이로 인해 김고은, 최민식, 유해진 등 주연 배우들의 일본 내 반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 배우는 과거에도 항일 테마의 작품에 이미 출연한 경력이 있어, 이번 ‘파묘’ 참여가 일본 입국 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 영화 제작자는 “일본으로서는 ‘파묘’가 반가울 리 없겠지만, 과거사 극복과 한일 양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대놓고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내에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개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대표는 “일본이 과거 독도 발언으로 이승철, 김장훈에게 입국을 불허한 사례가 있다”며, “비록 그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특정 영화 출연을 이유로 한국 배우에게 입국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것은 외교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이 우익이나 자국 여론을 의식해 언제든지 무리수를 둘 수 있다는 견해도 나타냈다.
실제로 한소희, 허준호, 그리고 밴드 노브레인 또한 과거 소신 있는 발언으로 일본 팬들로부터 반발을 받은 적 있다.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독립군의 이야기를 비롯해 일본군이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하며 괴물을 만드는 비극적인 소재를 담았다.
한소희는 당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 홍보와 함께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절을 조명했다.
이에 일부 일본 누리꾼들이 비판적 반응을 보였으나, 한소희는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며 역사적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허준호는 2005년, 뮤지컬 ‘갬블러’ 공연 차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일본 취재진의 독도 관련 질문에 대해 그는 취재진의 펜을 낚아챈 뒤 “기분이 어떠세요?”라고 반문한 일화는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또한, 노브레인은 2001년 후지 록 페스티벌 당시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를 비판하고자 일장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한 뒤 애국가를 열창하여 일본 우익 단체로부터 생명 위협을 받기도 했다.
한편, ‘파묘’ 측은 이와는 별개로 일본 현지 배급사와 함께 일본 현지 개봉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한민족의 한을 토대로 각색된 영화가 일본 현지에서는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