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돌아온 LG, 파주에 1조3천억 베팅
OLED 승부수…기술로 글로벌 판도 노린다
국내 대기업들, 안방 투자 러시 본격화

한때 ‘세계의 공장’ 중국으로 향했던 거대한 자본의 물줄기가 방향을 틀고 있다. 그 최전선에 LG디스플레이의 ‘파주행’ 결정이 섰다.
지난 17일, LG디스플레이가 발표한 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은 설비 확장을 넘어선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한국 제조업의 귀환을 상징하는 이정표로 평가된다.
7천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파주는 그 전략의 핵심이다.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LG디스플레이의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기술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파주로” LG디스플레이, 기술로 판 뒤집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G디스플레이의 전략은 중국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해외 생산기지 확대였다.

그러나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가격 경쟁력의 상징이던 LCD 시대가 저물고, 기술력이 곧 경쟁력인 OLED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여기에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공급망 불안, 핵심 기술 유출 우려 등 복합적인 변수가 겹치면서, 생산기지를 다시 모국으로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고 그 자금을 파주에 재투자하는 이번 결정은, 과거의 ‘규모 확장’ 전략과의 완전한 결별이자 ‘기술 중심’으로의 전면적인 귀환 선언이다.
이미 세계 최대 대형 OLED 생산 허브인 파주 공장은 이번 투자로 날개를 달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곳에 차세대 OLED 신기술을 투입, TV는 물론 스마트워치와 IT 기기까지 아우르는 ‘폼팩터 혁신’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생산량(CAPA) 확대에 그치지 않고,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헤게모니를 정조준한 승부수인 셈이다.
“안방에 돈 푼다” 대기업들, 잇단 국내 투자 러시 왜?
파급 효과는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파주를 넘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의 연쇄적인 투자와 성장을 촉진하고, 연구개발·물류·고용 등 다방면에 걸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가 OLED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며 세제 혜택 등 지원을 약속한 상황에서, 기업의 선제적 투자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이러한 ‘메이드 인 코리아’로의 유턴 흐름은 비단 LG디스플레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SK그룹이 울산에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현대차와 삼성전자 역시 국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투자를 발표하는 것은,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에 ‘안방’의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필연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의 파주행은 한 기업의 공장 이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 생산의 축이 이동하는 거대한 지각 변동 속에서 한국 제조업이 다시 한번 중심에 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다.
장하다 대한의 기업들 항상 앞 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