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업계가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졌다. 2025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주요 식품기업 10곳 중 절반 이상이 매출·영업이익 30% 이상 급감하며 변동 공시 요건에 해당했다.
특히 SPC삼립은 영업이익이 59.2% 급감했고, 빙그레 역시 32.7% 감소하는 등 충격적인 수치가 속출했다.
문제는 단순히 실적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 강달러 기조로 원가 부담은 날로 커지는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강화로 가격 인상은 사실상 봉쇄됐다.
최근, 정부는 불공정거래 점검팀을 구성해 품목별·제품별 가격 인상률을 집중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생활물가 관리 강도를 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가격 인상 제약 사이에서 경영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30% 쇼크’ 맞은 내수 기업들…롯데·CJ도 예외 없다
2025년 식품업계 실적표는 참담했다. CJ제일제당은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2% 감소했고, 오뚜기 역시 20.2%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30.3% 급감하며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PC삼립은 매출마저 1.7%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59.2% 증발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하이트진로와 빙그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이트진로는 2025년 매출 2조 4,986억원(전년 대비 -3.9%), 영업이익 1,721억원(-17.3%)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매출 1조 4,896억원으로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32.7%나 급감했다.
2025년 한국 경제가 GDP 1.0% 저성장을 기록하며 내수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직격탄으로 작용한 것이다. 4분기에는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3% 감소하며 소비 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
“가격 올리면 점검 대상”…대상은 선제 인하로 대응
업계가 더 답답해하는 이유는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 때문이다.
정부는 2월 들어 불공정거래 점검팀을 가동하며 국제 가격 대비 국내 가격 수준, 원재료 가격 변동과의 괴리 여부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률이 높거나 국민 생활 밀접도가 큰 품목이 주요 타깃이다.

이에 대상은 아예 주표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는 “물가 안정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런 기조가 장기화되면 정상적인 가격 조정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강달러 기조로 원가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원가 해소 없이 가격 동결과 인하가 반복되면, 수익성 악화가 누적돼 기업 체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양식품은 2조 돌파, 해외 확장이 ‘생존법’으로 부상
같은 식품업계지만, 해외로 눈을 돌린 기업들은 정반대의 결과를 냈다. 삼양식품은 2025년 매출 2조 3,518억원(전년 대비 +36%), 영업이익 5,239억원(+52%)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불닭 브랜드가 글로벌 히트를 치며 해외 매출 비중이 81%에 달했고, 미국 법인은 매출 3,800억원(+127%), 중국 법인은 4,000억원(+75%)을 기록했다. 2026년 전망치도 매출 2조 3,800억원, 영업이익 5,245억원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 역시 매출 7.3%, 영업이익 2.7% 증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고,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제품 해외 전략으로 내수 부진을 상쇄했다.
동원산업도 BTS 진을 모델로 참치 사업과 HMR·펫푸드 수출을 확대하며 선방했다. 주가 시장도 이를 반영해 2026년 2월 삼양식품 주가는 18.47% 상승했고, 빙그레와 롯데웰푸드도 해외 부문 성장 기대감에 13%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2026년 식품업계가 글로벌 확장 여부에 따라 양극화될 것이라며, 물가 압박 속 해외 진출이 생존 전략이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주가 상승이 장기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으므로 원가 부담 해소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