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이젠 못 봐준다”…초강수 던지자 ‘날벼락’, 무슨 일이길래

미국의 중국 제품에 125% 관세 폭탄
중국 소규모 제조공장들 줄폐업 위기
수십년 글로벌 생산기지 입지 흔들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남동부 제조업 벨트에 위기가 닥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25%라는 전례 없는 고율 관세 폭탄은 중국 경제의 중추를 담당해 온 소규모 제조업체들을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미국 관세 폭탄에 타격받는 중국 공장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중국 남동부에 밀집해 있는 소규모 공장들이 관세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중국 남동부 지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소규모 제조업체들의 집결지다.

이들은 짧은 시간 안에 저가의 상품을 대량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하며 중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25%까지 끌어올리면서 주요 고객이었던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주로 제품을 공급해온 일부 의류공장들은 관세 정책의 추이를 지켜보며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아마존에 주로 납품해온 한 공장 관계자는 “이미 미국발 주문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중국의 관세 폭탄

발주 취소와 재고 부담으로 이중고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수입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미 발주한 물량까지 취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제품 발주 시 비용의 절반만 선불로 받고 납품 이후에 나머지를 정산받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미국 수입업체들이 납품 직전에 발주를 취소하면서, 이미 생산을 마친 제품들이 창고에 쌓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공장들은 생산 비용의 손실과 함께 재고 처리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수출이 막히면 주문이 줄고, 일거리가 사라진다. 무역전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중국의 한 셔츠 공장 주인 링 메이란은 절박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중국 공장들은 내수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미국 외 다른 국가로의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수시장 역시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인한 경기 악화로 이미 침체에 빠져 있어 대안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관세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업종도 있어

그러나 NYT는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부 기계제조업의 경우 관세 충격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광저우에서 저가 조리 장비 공장을 운영하는 일론 리는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경쟁업체도 모두 인근에 있고, 한국이나 일본, 유럽 업체의 제품은 더 비싼 재료를 사용해 소비자가격이 최대 10배까지 비싸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가 생산하는 제품의 경우 제조원가는 상당히 저렴한 반면, 미국 내 소매가격은 원가의 최대 8배에 달한다. 관세는 대부분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1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NYT는 중국 내 제조업체들이 수십 년에 걸친 경제성장 과정에서 여러 위기를 극복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어려움도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관세전쟁의 여파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리고 그 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국 경제의 중추를 담당해온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공급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