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직격탄 맞은 테슬라
중국 사이트서 주문 기능 사라져
상하이 공장 생산 모델은 판매 유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이달 초부터 테슬라 중국 사이트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격화되는 미중 무역 전쟁의 파고가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 전략에 직접적으로 강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에서 사라진 주문 버튼

테슬라 중국 웹사이트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모델 S와 모델 X 차량에 대해 ‘지금 주문하세요'(order now) 옵션을 제공했다. 그러나 11일부터 이 기능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중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셜미디어 위챗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견됐다. 블룸버그는 위챗을 통해서도 해당 모델의 주문이 더 이상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흰색 모델 S(판매가 75만9900위안, 한화 약 1억5천만원) 등 일부 재고 모델은 아직 구매가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관세전쟁의 직접적 희생양

이번 판매 중단의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간의 격화된 무역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공장에서는 ‘모델 3’와 ‘모델 Y’ 차량만 생산한다. 이 차량들은 중국 내수 시장에 판매되거나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반면 모델 S와 모델 X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아 중국 소비자들이 이 모델을 구매하려면 반드시 미국에서 수입된 제품을 사야 한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현재 상호 관세와 보복 관세로 극한의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이에 맞서 모든 미국산 제품에 84%의 보복 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에서 수입되는 테슬라 차량의 중국 내 가격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관세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 소비자들에게 미국산 테슬라 모델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판단인가, 불가피한 선택인가

중국 자동차기술연구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모델 S와 모델 X의 중국 내 판매량은 이미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테슬라의 주력 모델인 모델 3과 모델 Y가 66만1820대나 판매된 반면, 모델 S와 모델 X는 고작 2000대에 그쳤다. 이러한 판매 격차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전략을 잘 보여준다.
테슬라의 이번 판매 중단 결정은 단순히 관세 전쟁의 불가피한 희생이라기보다 경제적 합리성에 기반한 선택으로 보인다.

현지 생산 모델에 집중함으로써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모델들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현 상황에서, 현지 생산 모델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은 논리적인 결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매 중단은 일시적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관세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가 84%나 부과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모델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미중 무역갈등이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다.
특히 양국 간 관세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테슬라 외에도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별로 차별화된 제품 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풍각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