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까다로운 입맛? “美서도 통했다”…57% 급증한 ‘국산 車’ 정체

판매량 57% 급증
美 MPV 시장 3위 달성
하반기, 관세·생산지 변수
하이브리드
The 2025 Carnival / 출처 : 기아

기아 카니발이 미국 시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SUV 전성시대 속 자취를 감췄던 다목적 차량(MPV)이 부활하고,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틈을 타 하이브리드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결과다.

작년 말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은 단숨에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토요타 시에나의 독주를 흔들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팔린 카니발은 3만3152대로 전년 동기보다 57%나 증가했다. 이는 기아 전체 판매 증가율 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 여세를 몰아 기아는 미국 내 점유율 6%를 목표로 카니발을 핵심 전략 차종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녹록지 않은 관세 부담과 생산 현지화라는 숙제가 놓여 있다.

하이브리드 한 방에 판도 바꿨다

하이브리드
NEW ODYSSEY / 출처 : 혼다

기아 카니발이 이처럼 가파른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엔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처음 도입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있다. 4세대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등장한 이 모델은 미국 소비자들의 실용성과 연비에 대한 요구를 정확히 겨냥했다.

윤병렬 기아 IR팀장은 지난 25일 열린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중형 MPV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23%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2분기 기준, 카니발은 미국 MPV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섰으며,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는 토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에 이어 4위다.

전기차 주춤, 하이브리드 질주

하이브리드
EV9 / 출처 : 기아

미국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도 카니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MPV 시장은 2000년대 이후 쇠퇴하다 2022년부터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9만616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시장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내 1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47.6% 증가한 47만 대를 기록했다. 이제 신차 100대 중 12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반면 전기차는 기세가 꺾였다.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6.3% 감소했고, 기아의 전기차 모델인 EV6와 EV9도 각각 46%, 49%씩 판매가 줄었다.

여기에 오는 9월,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종료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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