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프랑스가 신형 호위함 건조를 최종 확정하며 유럽 해양 안보 지형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주요 방산 전문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자국 해군을 위한 차세대 주력 함정인 FDI(Frégate de Défense et d’Intervention) 프리깃 5번함의 발주를 공식화했다.
해당 함정은 4번함과 함께 프랑스 현지 로리앙 조선소에서 건조되어 오는 2032년경 프랑스 해군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한때 예산 압박으로 인해 도입 일정이 지연되거나 건조 수량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이번 확정을 통해 당초 계획했던 방위력 증강 물량을 온전히 채우게 되었다.

이는 무기한 연기되던 국방 프로젝트들을 서둘러 재개하고, 자국 방위산업의 생산 라인을 다시 힘차게 가동하려는 서방 국가들의 최근 기조를 뚜렷하게 반영한다.
“상징성보다 실전 숫자”…달라진 해군 전략
프랑스의 이번 발주는 단순히 신형 군함을 한 척 더 도입한다는 차원을 넘어, 유럽 군사 전략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과거 냉전 종식 이후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를 감축하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초고성능 함정 소수를 운용하는 이른바 ‘상징적 해군력’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발 해양 물류 위협이 일상화되면서, 실제 해상 통제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작전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머릿수’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현대 군함은 정비, 훈련, 실전 배치라는 주기를 엄격히 거치기 때문에, 소수의 함정만으로는 동시다발적인 해양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결국 무력 충돌 시 불가피한 전력 손실을 감당하고 지속적인 군사력 투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화려한 제원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실전 배치 숫자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치열해지는 유럽 수상함 시장…한국 방산의 득실
유럽 주요국이 본격적으로 함정 숫자를 늘리기 시작하면서 한국 방위산업계의 수출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각국이 해군력 증강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수상함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는 현상은 한국 조선업계에 분명한 기회 요인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사례처럼 자국 내 조선소의 건조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방산 생태계를 결속하려는 움직임은 한국 조선사들에게 강력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자국산 혹은 역내 공동 개발 전투체계를 우선적으로 채택할 경우, 선체 플랫폼 건조를 넘어 무기 체계 통합 수출까지 노리는 한국의 방산 진출 전략은 거센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내부 결속을 다지는 유럽 수상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건조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것을 넘어 현지 산업과의 전략적 협력 모델을 정교하게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