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랄 발표한 정부 “이대로 가다간”…한국 반도체, 어디로

반도체 생산 증가세 급격히 둔화
미국 관세전쟁, 중국의 저가 공세 직격탄
앞날 더 어두워져 1% 저성장 가능성
Semiconductor exports decline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 출처-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반도체마저 흔들리면서 저성장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1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이를 반영하듯 2월 전체 수출도 1% 소폭 증가에 그쳤다. 미국의 관세폭탄 예고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경제지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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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 출처-연합뉴스

통계청이 공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은 충격적이다.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2.7% 감소하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2월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14.2% 급감했고, 소매판매는 0.6% 줄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그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산업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1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9월 0.7% 감소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여기에 2월 반도체 수출은 96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하며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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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공정 / 출처-연합뉴스

이로 인해 2월 전체 수출 증가율도 1%에 그쳤으며, 장기 부진을 겪고 있는 내수 소비는 12.3 계엄 사태 이후 더욱 얼어붙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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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 출처-연합뉴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도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높은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반도체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동차에도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고, 철강 역시 같은 수준의 관세 부과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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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굴기 전략 / 출처-연합뉴스

이와 함께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고성능 D램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

D램 가격은 작년 6월 말 4.65달러(한화 약 6700원)에서 올해 1월 말 3.75달러(한화 약 5400원)까지 하락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절반가량 떨어졌다.

여기에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4년 DDR5 양산에 성공하면서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약 3년으로 좁혔고, HBM 분야에서도 예상보다 2년 빠른 발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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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 출처-창신메모리 홈페이지 캡쳐

특히 2025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1.2% 수준으로 예상되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024년 3분기 6.0%에서 2025년 3분기 10.1%로 증가할 전망이다.

1% 저성장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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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정책에 따라 올해 성장률 하향 조정 / 출처-연합뉴스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정책과 국내 정치 불안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0%로 낮췄다.

특히 자동차 산업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분야에 관세가 25% 오를 경우 연간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인 342억 달러(한화 약 49조원) 대비 63억5778만 달러(한화 약 9조25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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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 출처-연합뉴스

철강 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철강 제품 출하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고, 재고는 10.5% 늘었다.

한국은행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 중국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에 따른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25% 관세 부과가 예고된 점은 추가 하방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달(-0.1포인트)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로 낙폭도 더 커진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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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 / 출처-연합뉴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부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반도체 기술 격차 유지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그리고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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