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으로 황제주 등극한 삼양식품
전 세계 100여 개국 수출하며 글로벌 열풍 일으켜
독창적인 매운맛과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 비결

지난 16일 삼양식품의 주가가 장중 123만5천원까지 치솟으며 국내 증시 ‘황제주’로 등극했다. 작년 5월만 해도 30만원 아래였던 주가가 1년 만에 무려 4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이는 단순 주가 기준으로 현재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은 ‘매운맛의 마법’

삼양식품의 이러한 기록적인 성장은 해외 시장에서의 놀라운 성과에 기반하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한국 음식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80%가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주가 각각 28%, 아시아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2023년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의 탑’을 받았으며, 한국 라면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이 기업의 실적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략적 경영과 생산 확대로 미래 준비

삼양식품의 성공 뒤에는 창업자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의 전략적 리더십이 있었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을 개발해 삼양식품을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수출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김 부회장은 식품 사업에 더욱 주력하기 위해 그룹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38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밀양2공장은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완공 시 연간 최대 생산능력이 18억개에서 약 25억개로 대폭 확대된다.

또한 2023년 12월에는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첫 해외 생산법인 설립을 발표했으며, 2027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약 2,01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런 확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으로 미국 시장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90일 관세 유예 발표로 일단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이에 대비해 사내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와 원가 절감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불닭볶음면 세계적 인기의 비결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무엇보다 기존 라면과 차별화된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앞세워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이 ‘맛있게 매운 맛’은 단순한 맛의 강도를 넘어 도전과 재미, 그리고 공유 욕구를 자극하는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또한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먹방과 챌린지 영상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불닭볶음면은 ‘도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외 유튜버들의 리액션 영상이 인기를 끌며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됐고, 브랜드 자체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발전했다.

삼양식품은 각국의 소비자 니즈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성공적으로 펼쳤다. 오리지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치즈, 까르보나라, 로제 등 다양한 맛과 형태로 제품 라인업을 18종까지 확대해 현지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보였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인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불닭볶음면은 또한 단순한 라면을 넘어 소스, 스낵, 가정간편식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브랜드를 확장했다. 편의점 간편식,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만능 치트키’ 이미지를 구축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매운맛이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는 흐름을 빠르게 포착하고, 적시에 제품을 내놓으며 마케팅과 현지 영업을 강화한 삼양식품의 전략적 실행력이 오늘날의 성공을 이끌었다.

불닭볶음면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 식품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