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5월 1일부터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이라는 명칭으로 바뀌고, 공무원과 교사를 포함한 전 국민이 쉬는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다.
하지만 63년 만의 명칭 변경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노동이라는 단어는 북한에서 주로 쓰는 용어 아니냐”, “수십 년간 익숙하게 써온 멀쩡한 근로자의 날을 두고 왜 굳이 바꾸느냐”며 낯설고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원래 쓰던 세계적인 명칭을 되찾은 것일 뿐”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단순한 공휴일 지정을 넘어 단어가 내포한 뉘앙스를 둘러싸고 이념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1923년 노동절, 1963년 근로자의 날…역사적 변천사

이러한 논란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5월 1일 휴일의 역사적 변천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동절(메이데이)’의 기원은 19세기 후반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제 요구 투쟁에서 출발한 국제적인 기념일이다. 국가기록원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도 일제강점기인 1923년부터 이미 5월 1일을 ‘노동절’로 부르며 기념해 왔다.
명칭이 바뀐 것은 1963년이다. 당시 정부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공식 명칭을 ‘근로자의 날’로 바꾸고, 날짜도 한국노총 창립일인 3월 10일로 변경했다.
이후 1994년 문민정부 시절에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해 날짜는 다시 5월 1일로 돌아왔지만, 명칭은 ‘근로자의 날’로 유지되어 왔다. 정부가 이번 법 개정을 “63년 만의 명칭 복원”이라고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북한이 만든 조어라기보다는 역사적으로 먼저 쓰이던 명칭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근로’와 ‘노동’의 뉘앙스 차이, 그리고 실질적 변화

언어적 의미의 차이도 논쟁의 한 축을 차지한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근로(勤勞)’는 ‘부지런히 일함’을, ‘노동(勞動)’은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적·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를 뜻한다.
두 단어 모두 표준어지만, 노동계 등 일각에서는 ‘근로’가 국가나 사용자 입장에서 근면과 순응을 강조하는 수동적인 뉘앙스가 있다면, ‘노동’은 가치 창출의 주체적인 행위를 뜻하므로 더 가치중립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의 실질적인 핵심은 명칭 변경보다 ‘휴일 적용 대상의 확대’에 있다.

그동안 5월 1일은 유급 휴일이었음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 공무원과 교사, 특수고용직 종사자 등은 온전히 쉴 수 없어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이번 법률 개정을 통해 직종과 계약 형태에 상관없이 일하는 모든 사람이 쉴 수 있는 ‘전 국민 공휴일’로 제도를 정비했다. 익숙함과 낯섦, 그리고 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가운데 63년 만에 새로운 형태의 휴일이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