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시간 줄인다더니”, “이러다 다 쓰러진다”… 난리 난 경찰 내부 상황, 왜?

장시간 근무 효율 저하 지적에
경찰, 4조 2교대에서 3교대로
현장 경찰관들은 혼선 및 업무 부담 우려

경찰청이 지역 경찰관들의 오랜 근무 시간을 단축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의 ‘4조 2교대’ 시스템을 ‘4조 3교대’로 전환하는 시범 운영을 추진하고 있어 현장의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근무 체계 변경이 오히려 현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치안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2시간 근무 부담 해소 위해 3교대 전환 시도

1일 경찰청은 10월 13일부터 8주간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 8곳을 대상으로 ‘지역경찰 4조 3교대·5조 3교대 시범운영 계획’을 시행할 방침을 밝혔다.

현재 전국 지역 경찰관서의 80% 이상은 4조 2교대 근무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4개의 조가 12시간씩 주간, 야간 근무를 반복하고 비번과 휴무를 거치는 4일 주기의 방식이다.

이러한 체계에서 경찰관들은 하루 12시간씩 장시간 근무해야 했으나, 이번에 새로 도입될 4조 3교대는 하루 최대 근무 시간을 10시간 이내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4조 2교대에서 4조 3교대로 바뀔 경우, 주당 전체 근무 시간은 동일하지만 하루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찰 당국은 12시간 장시간 근무로 인한 업무 효율 저하를 개선하고 근무 시간 단축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이번 개편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불만 목소리… 건강권과 치안 공백 사이의 균형점 고민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선 현장에서는 상당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미 기존 생활 리듬에 익숙해진 경찰관들에게 갑작스러운 근무 체계 변경은 심리적, 신체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교대 횟수가 늘어나면 인수인계 과정에서 업무 연속성이 저해되고, 업무를 서로에게 미루는 ‘떠넘기기’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4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청이 졸속으로 추진하는 이번 변형 근무 시범운영 계획은 현장 경찰관의 건강과 삶을 위협하고 치안 공백까지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경찰청 관계자는 “선진국 대부분의 경찰은 이미 3교대 근무를 정착시키고 있다”고 반박하며, “시범 운영 기간 중 현장 직원들의 불편 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선진국 사례에서 배우는 교대 근무 개선 방안

실제로 해외 선진국 경찰 조직들을 살펴보면, 24시간 치안 유지를 위해 8시간 기준의 3교대 근무(3-shift system)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은 통상 하루를 3개 근무조로 나누어 운영하며 교대 근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도 경찰관의 교대 근무로 인한 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 장애, 스트레스 증가, 심혈관 및 대사 질환 위험 상승 등의 부작용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공통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경찰 기관들은 다양한 변형 근무 형태를 실험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일부 경찰서에서는 12시간 근무 후 12시간 휴무를 반복하는 압축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근무 교대 주기를 과학적으로 조정하여 생산성과 결근율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한국 경찰이 직면한 교대 근무 개선 과제에 중요한 참고점을 제공한다.

결국 경찰관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보장하면서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치안 서비스의 연속성과 질적 수준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