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 SUV 가격이 4000만 원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의 선택이 어려워진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는 예상 밖의 모델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한동안 조용히 존재감을 이어온 혼다 CR-V가 그 주인공이다. 화려한 기능보다 오래 믿고 탈 수 있는 차를 찾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이 모델의 가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수십만 km를 견디는 이유… CR-V가 다시 회자되는 배경

CR-V가 회자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 운전자가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에서 비롯된다. 수십만 킬로미터를 달린 차량이 여전히 안정적으로 달린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4세대 2.4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구조가 단순해 관리가 부담스럽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꾸준한 성능을 유지해왔다.

정비가 어렵지 않은 점도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입차라는 이미지와 달리 국산차처럼 소모품 교체가 가능하고 부품 수급도 안정적이다.

유지비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경험은 일상적으로 차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는 점도 CR-V를 다시 찾게 하는 요인이다. 혼다의 설계 방식은 차체 대비 넓은 실내 확보에 강점이 있어 가족 이동이나 캠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좋다.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높다는 평가 역시 꾸준하다.

다만 확인해야 할 부분도 있다. 5세대 초기 1.5리터 터보 모델에서 보고된 오일 증가 문제는 중고차 구매 시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정숙성이나 인포테인먼트 완성도는 최신 국산차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있다.

높아지는 신차 부담 속… CR-V가 보여준 현실적 선택지

그럼에도 CR-V의 중고 시세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4세대 모델은 10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내구성이 중요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눈을 돌린다.

5세대와 하이브리드 모델은 안전성과 효율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선택 폭을 넓힌다. 신차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대안은 점점 더 의미가 커지고 있다.

필요한 기능을 꾸준히 제공하는 차가 다시 주목받는 지금, CR-V는 시장 흐름 속에서 또 한 번 기회를 맞고 있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