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 원이 1천만 원대로 ‘뚝’…”감가 너무하네” 오너들 사고 후회한다는 ‘이 車’

출고가 4000만 원대 리프, 몇 년 새 반값 추락
구형 배터리·충전 규격 한계에 중고 수요 감소
기준 달라진 전기차 시장, 구형 모델 감가 심화

신차 가격을 떠올리면 기대가 먼저 앞선다. 같은 금액으로 어떤 차를 살 수 있을지 고민하던 순간의 설렘도 따라온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 기대가 흔들리는 모델들이 있다. 출고장에서 막 나온 듯한 가격표를 달고 출발했지만 몇 년 지나지 않아 몸값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차들이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이런 흐름은 더 뚜렷해졌다. 과거에는 ‘전기차의 미래’로 불렸던 모델들이 지금은 감가의 대표 사례로 언급된다.

출고가는 4000만 원, 중고가는 반값… 리프의 급격한 추락

닛산 리프는 그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에 들여오던 시절, 리프의 신차가는 4000만 원 안팎이었다. 보조금을 받으면 체감 가격이 낮아졌지만, 기본 가격 자체는 준중형 전기차로서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중고 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졌다. 출시 후 3~4년 만에 시세는 1500만 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신차가가 4000만 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약 50~60%가 빠진 셈이다.

한때 전기차의 상징으로 불리던 모델이 몇 년 사이 출고가의 절반 이하로 내려앉은 대표 감가 사례가 됐다.

기준이 달라진 전기차 시장… 구형 모델의 감가가 더 가팔라진 이유

이런 변화의 배경은 뚜렷하다. 전기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구형 플랫폼의 약점이 너무 빨리 노출됐다. 리프는 구세대 배터리 체계를 유지했고 주행거리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눈에 띄게 짧았다.

충전 방식도 국내 인프라의 흐름과 맞지 않아 사용 편의성이 떨어졌다. 여기에 브랜드의 한국 시장 철수로 정비와 부품 수급에 대한 불안까지 더해지며 중고차 수요는 점점 줄어들었다.

이 현상은 비단 리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긴 주행거리, 충전 규격, 소프트웨어 지원 같은 요소를 꼼꼼히 따지며 차를 고른다.

기술이 빨리 달라질수록 이전 세대 모델은 더 큰 감가를 피하기 어렵다. 신차 가격이 높았던 차량일수록 차이가 더 크게 보인다.

전기차 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 변화가 중고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지켜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