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랑 작정하고 만든 차? “반년만에 초대박 났다”…대체 비결이 뭐길래?

아이오닉9, 전기차 침체 속 1.5만대 돌파
110kWh 대형 배터리, SK온 수요 직결
IRA 혜택에 북미 동맹 효과 극대화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9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 속에서도 출시 6개월 만에 1만 5천 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 2월 국내 시장에 처음 공개된 아이오닉 9은 불과 넉 달 만에 수출길에 오르며 해외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이후 석 달 동안 2천 대 넘게 팔려나가며 성공적인 안착을 알렸다.

전기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아이오닉9, 중형 전기차보다 1.5배 큰 배터리로 시장 공략

이러한 아이오닉 9의 성공은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기업 SK온의 견고한 협력 구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오닉 9에는 SK온이 제작한 110.3kWh급 대형 배터리가 장착됐다.

이는 통상 60~70kWh 수준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중형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차량 한 대당 배터리 소모량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아이오닉 9 한 대에는 500개가 넘는 배터리 셀이 들어가는데, 이는 현대차의 다른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보다 1.5배 많은 양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아이오닉 9의 판매 확대는 SK온의 배터리 수요 증가로 직접 이어진다.

IRA 세제 혜택까지…현대차·SK온, 북미서 선순환 구조 구축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SK온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더 많이 받게 돼, 양사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전진기지로 삼아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온 역시 같은 지역에 1, 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과 함께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합작 공장을 추가로 건설 중이다. 향후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두 회사의 협력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아이오닉 9을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이 함께 만들어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한다.

전기차 판매 증가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배터리, 소재, 부품 등 공급망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범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현시점에서 아이오닉 9의 약진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와 SK온의 동맹이 어떤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