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하루에만 수백억 손해?”…대한민국 핵심 산업 ‘초비상’

현대차·한국GM 동시 파업, 생산라인 멈춰선다
관세 부담 속 車업계, 400만 대 목표 흔들
협력업체·지역경제까지 위기 확산 조짐

국내 자동차 산업의 양대 축인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노조가 동시 부분파업에 돌입하면서 ‘9월 생산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미국발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내부의 생산 차질까지 겹치며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현대차·한국GM 잇단 파업, 車 생산라인 곳곳서 ‘경고등’

현대차 노조는 7년 만의 파업으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3일과 4일은 2시간, 5일은 4시간씩 울산과 아산공장의 생산 라인을 멈춘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30%+α, 정년 연장 및 주4.5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20차례 넘게 교섭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이 제시한 인상안과 보상안이 노조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교섭은 결렬됐다.

한국GM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노조는 지난 1일부터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임금 협상 난항에 더해 최근 불거진 직영정비소 폐쇄 계획이 ‘철수설’에 다시 불을 지피며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여기에 기아 노조 역시 임단협을 진행 중이어서, 협상 결과에 따라 파업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생산 라인의 멈춤이 단순히 차량 몇 대의 생산 차질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부품사와 물류, 항만, 해외 판매망까지 촘촘하게 얽힌 유기체와 같다.

생산이 중단되면 하루 수백억 원에 달하는 직접적인 손실은 물론, 선적 지연에 따른 수출 차질로 이어지며 그 파장은 산업 생태계 전체로 번진다.

지난 2016년 현대차의 장기 파업 당시 166시간의 조업 중단으로 약 11만 대의 생산 차질과 2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전례가 있다. 차량 가격이 당시보다 크게 오른 현재, 손실 규모는 이를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00만 대 목표 ‘흔들’, 관세·파업 이중 압박에 생산 차질 가속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 목표치는 407만 대지만, 이미 7월까지의 누적 생산량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상태다.

국내 생산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차가 흔들리고 기아까지 파업에 가세할 경우, 연간 400만 대 생산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해외 공장 증설로 일부 물량을 보완할 수는 있겠지만, 국내 생산 기반의 약화는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은 미국발 고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규제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시기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 상반기에만 관세 부담으로 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을 감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외부 악재 속에서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번 연쇄 파업 사태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노사 갈등을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체력을 시험하는 분수령이 되고 있다.

관세 장벽이라는 외부 충격에 생산 불안이라는 내부 변수가 더해진 만큼, 파장이 더 확산하기 전에 적극적인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