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전기차의 북미 시장 진입을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던 캐나다의 거대한 관세 장벽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북미 자동차 시장 전체의 경쟁 구도가 커다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캐나다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최대 106.1%에 달하던 징벌적 관세를 연간 4만 9000대라는 특정 한도 내에서 최혜국 대우 수준인 6.1%로 전격 인하 조치했기 때문이다.
진입 자체가 불가능했던 높은 관세 폭탄이 완전히 제거되자 중국 둥펑 자동차의 현지 유통 파트너가 오는 2027년 두 개 모델의 출시 가능성을 타진하며 북미 대륙 진출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세금 장벽에 가려져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던 과거의 불리한 구도와 달리, 이제는 중국 내의 압도적인 생산 원가를 무기로 삼아 국경 너머 실질적인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
쿼터제 도입으로 시작된 중국 전기차의 북미 우회로

캐나다 당국의 자료에 명시된 새로운 관세 개편안은 2026년 3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발효되었으며, 첫해 배정된 4만 9000대의 물량에 한해 기존 100% 추가 관세를 걷어내고 6.1%의 요율을 적용한다.
이번에 설정된 수입 쿼터 물량은 매년 6.5%씩 자동으로 증가하는 독특한 공급 확대 구조를 채택했으며, 최종적으로 2030년에는 전체 할당 물량의 절반을 3만 5000 캐나다달러 이하의 보급형 차량에 배정하도록 못 박았다.
초기 6개월 동안은 먼저 신청한 업체가 한정된 물량을 가져가는 선착순 방식으로 다소 급박하게 운영되었으며, 캐나다 정부는 이 유예 기간이 지난 이후의 장기적인 쿼터 배정 방안을 두고 현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에 발맞춰 둥펑의 현지 유통 파트너는 몬트리올 행사에서 ‘비고’와 ‘남미 박스 01’ 모델을 나란히 선보이며 현지 자동차 인증 절차에 착수하는 등 시장 진입을 위한 기초 작업을 다지는 중이다.

다소 공격적으로 전시된 차량들이 실제로 캐나다 도로를 달릴 최종 확정 판매 모델은 아니며, 현재는 관세 인하 시점에 맞춰 북미 시장 진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조율하는 초기 검토 단계로 나타났다.
연간 4만 9000대라는 수치는 캐나다 전체 신차 시장의 3% 미만에 불과해 단번에 판도를 뒤흔들 규모는 아니지만, 단일 브랜드가 아닌 중국산 전체에 열린 통로라는 점에서 쿼터 확보를 위한 사전 경쟁을 예고한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세금 혜택을 확보하더라도 현지에서 필수적인 보증 수리 체계와 원활한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캐나다 특유의 혹독한 겨울철 저온 환경에서 배터리 효율과 충전 신뢰성을 입증하는 일이 다음 장벽이 된다.
중국 현지의 시험 성적만으로는 혹한기 주행거리에 민감한 북미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종 인증 이후 구체적인 배터리 보증 조건과 현지 딜러망 거점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진짜 구매 가치가 발생한다.
안방을 위협받는 현대차·기아의 수성 전략

이번 캐나다의 관세 인하 조치는 국내 시장의 직접적인 변화라기보다, 캐나다 현지에서 친환경차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핵심 전기차 라인업에 실질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북미 시장을 지키는 현대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기아 EV5와 EV9은 이미 탄탄한 현지 생산 체계와 광범위한 딜러망, 안정적인 배터리 충전 인프라를 완벽히 구축해 확실한 선점 우위를 다져놓은 상태다.
반면 강력한 원가 절감 기술과 빠른 신차 출시 주기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동일한 전시장 위에서 정면 승부를 예고하면서, 기존 강자인 한국 기업들이 구축한 사양과 가격 차이의 방어선이 시험대에 오른다.
세금이 100%포인트나 낮아졌어도 해상 물류비와 쿼터 확보 비용, 현지 유통 마진이 여전히 남은 만큼, 향후 중국차의 최종 소비자 가격표가 공식 발표되어야 한국 기업들이 마주할 가격 압박의 크기를 가장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