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저하에 전략 수정
유연한 전략으로 시장 변화 대응
모회사 GM도 생산 공장 변경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하며 브랜드 전환을 이어가던 캐딜락이 미국 전기차 시장의 흐름 변화에 따라 전략을 재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 모터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지금껏 신규 전기차를 늘리고 내연기관 모델을 줄이는 방향으로 순수전기차 브랜드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 공제 종료 등에 따라 중장기 계획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을 직면했다.
야심 찬 전기차 라인업, 현실은 냉혹

캐딜락은 지난 몇 년간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왔다. 전기 SUV ‘리릭’을 시작으로 ‘옵틱’, ‘비스틱’, 플래그십 세단 ‘셀레스틱’까지 연이어 선보였다.
심지어 자사를 대표하는 에스컬레이드마저 전기차 버전인 IQ와 IQL를 내놓으며 전방위적인 전동화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면서 2030년까지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최근 미 정부가 발표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여파를 캐딜락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해당 법안으로 인해 전기차 세액 공제가 9월 말 종료되면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변화하는 시장에 맞춘 유연한 전략

이런 상황에서 캐딜락 경영진은 전략 수정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캐딜락 글로벌 부사장 존 로스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워트레인 전략 조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에서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시장 상황에 맞춰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전략 수정 가능성을 드러냈다.
이전까지 캐딜락은 XT4를 조기 생산 종료하고 올해 말에는 XT6도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CT4와 CT5 등을 생산하는 공장마저 전기차 생산으로 방향을 전환하려 했으나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 속에서 이러한 계획들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GM 공장 전환으로 드러난 현실 인정

캐딜락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모회사 제너럴 모터스의 노선 변경이다. 최근 GM은 전기차 생산으로 활용하던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 공장을 내연기관 트럭 및 SUV 생산 기지로 전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공장에서는 2027년부터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 소비자 인기가 두터운 내연기관 차량이 생산될 계획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GM이 해당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지역으로부터 4억8,000만 달러, 한화 약 6,700억 원 상당의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받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소식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GM의 전략 변화는 시장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라며 전기차 선택이 줄어든 소비자들의 행보를 따라가려는 전략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모회사인 GM이 전체적인 전기차 생산 계획을 조절한다면 산하 브랜드인 캐딜락도 자연스럽게 전기차 브랜드 전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