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따로 있었던 간암의 주요 원인
새롭게 등장한 생존 열쇠
현행 치료 기준 개선이 필요

해마다 1만2천여 명이 새롭게 간암 진단을 받고, 이 중 8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모두가 기피하는 간암은 ‘간’과 관련된 질병이기에 우리는 흔히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이 걸릴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술 한방울 먹지 않았어도 간암이 발병할 수 있다고 전해져 모두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간암에 걸리는 진짜 이유
전문가가 밝힌 바로는 간암의 약 70%는 만성 B형 간염이 원인이라고 한다. B형 간염에 감염된 사람은 간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100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B형뿐만 아니라 C형 간염 역시 간암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알코올 섭취와 무관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도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주로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당뇨병 등과 연관되어 있으며, 적절한 관리 없이 방치하면 간염, 섬유화, 경변을 거쳐 결국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유해 물질 노출로 인한 간 손상이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염 치료에 희망적인 소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은 2023년 4월 한국과 대만 만성 B형 간염 환자 734명을 무작위로 나누어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간경화가 없고 간수치도 정상이었지만, 혈중 간염 바이러스 농도는 중등도 이상이었다.

총 734명 중 369명은 항바이러스제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를 매일 복용했고, 나머지는 약물 치료 없이 경과를 지켜봤다. 17개월 가량 관찰한 결과, 약물 치료군의 간암 발생률은 연간 100명당 0.33명으로, 비치료군(1.57명)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간암만 발생한 반면, 관찰 그룹에서는 간부전 및 사망 사례까지 확인됐다. 양쪽 그룹의 부작용 발생률이 비슷했다는 점은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의 안전성을 뒷받침한다.
치료 기준 변화의 필요성과 예방법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간수치나 간경변 여부와 관계없이 바이러스 수치가 높은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실시한다면, 앞으로 15년 동안 국내에서만 4만3천여 명의 간암 발병과 3만7천여 명의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임영석 교수는 “현재 치료 기준으로는 B형 간염 환자 5명 중 단 1명만이 항바이러스제 처방 혜택을 받고 있다”며, “연구와 기존 증거들을 토대로 만성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과 보험 급여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출생 후 조기 B형 간염 예방접종, 적절한 음주 관리,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 정기검진, 금연 등이 중요하다.
특히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없으므로 주사기 공유, 불안전한 성관계, 비위생적 문신이나 피어싱 등 감염 경로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