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만 톤을 대체 어디서?”…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마주한 뜻밖의 ‘위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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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 출처 : 연합뉴스

호남권에 들어설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65만t의 산업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청사진이 나오면서 반도체 유치전의 핵심 전선이 전력과 부지를 넘어 ‘물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대규모 반도체 공장은 웨이퍼 세정과 냉각에 필수적인 초순수 수요가 막대하여, 안정적인 물 공급망을 갖추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번 용수 공급안은 거대한 새 댐을 건설하는 대신 동복댐과 주암댐, 장흥댐, 보성강댐, 나주댐 등 기존 수원의 여유량과 용도 전환을 유기적으로 조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여기에 농업용수의 대체 공급과 하수처리수 재이용 기술까지 총동원하여 새로운 댐 건설에 따른 환경 훼손 부담과 인프라 구축 기간을 동시에 단축하겠다는 계산을 보여준다.

기존 수원의 재배치와 물길 재설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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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댐 / 출처 : 연합뉴스

공급 계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복댐은 기존의 여유 수량에 댐 높임 공사로 확보할 수 있는 물을 더해 하루 30만t 수량의 용수를 산업단지로 보낼 채비를 갖춘다.

주암댐과 장흥댐의 경우 기존에 미처 활용하지 못하고 남아있던 배분량과 자체 여유 수량을 반도체 공장으로 돌려 물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성강댐은 기존에 수력 발전에 쓰이던 발전용수의 일부를 산업용수로 과감하게 전환하여 첨단 산업단지의 가동을 떠받치는 새로운 공급망의 축으로 재편하는 전술을 쓴다.

나주댐의 경우 기존 농업용수 일부를 영산강 하천수로 대체 공급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이로 인해 확보된 댐 내부의 남는 물을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 최종 유치한다는 구도를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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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제1하수처리장 / 출처 : 연합뉴스

또한 광주 제1하수처리장에서 방출되는 하루 30만t 규모의 재이용수를 비상시를 대비한 예비 수원으로 검토하며 기존 물길의 흐름을 전면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 전후로 대형 반도체 공장(팹) 여러 곳이 동시에 가동에 들어갈 경우 장기적으로 하루 100만t 안팎의 거대한 용수 수요가 들이닥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부가 제시한 65만t의 공급 규모는 초기 투자와 단지 조성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으나, 향후 가파르게 늘어날 장기 수요를 완벽히 감당하기에는 추가적인 과제가 남을 전망이다.

특히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은 기후변화에 따른 고질적인 가뭄 리스크를 안고 있어 장래 극심한 가뭄이 닥칠 경우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산업용수 간의 우선순위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크다.

지역 사회의 합의와 글로벌 투자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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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 출처 : 연합뉴스

기존 수원의 용도를 바꾸고 댐 높이를 올리는 작업은 주민과 농민, 환경단체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므로 단순한 행정 발표를 넘어 지역 사회의 수용성을 확보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수조원대 설비를 투입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가뭄 대응 계획과 안정적인 수질 기준, 비용 구조가 담긴 장기 공급 계약이 확정되어야만 안심하고 공장 착공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생활하수를 산업용수 수준으로 깨끗하게 정화해 쓰는 재이용 기술의 상용화와 함께 수요 예측 및 누수 관리를 결합한 스마트 물 그리드 시스템이 장기적인 대안으로 부각된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공장 내부의 첨단 클린룸 설비뿐만 아니라, 생산 라인으로 매일 흘러 들어갈 거대한 물길을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통제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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