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서 역대 최다 170만대 판매 달성
GM·도요타·포드 이어 2년 연속 4위 수성
RV·친환경차 인기에 힘입어 전년비 3.4% 성장
현대자동차그룹이 2024년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한 판매량이 170만 8,293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3.4% 증가한 수치로, 미국 시장에서 2년 연속 4위 자리를 지키는 쾌거로 이어졌다.
불모지에서 일군 ‘아메리칸 드림’
1986년 1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첫 도전이 시작됐다. 현대차는 울산에서 생산한 소형차 ‘포니 엑셀’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첫해 17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수입차 업체 최초로 미국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이듬해에는 26만 3,000대가 팔리며 소형차 시장에서 포드의 에스코트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또한, 2005년은 현대차그룹의 전환점이 됐다. 미국 진출 20년 만에 앨라배마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하며 본격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기점으로 2007년에는 누적 판매 500만대를 돌파했고, 2015년 1,000만대, 2022년에는 1,500만대를 달성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RV·친환경차가 이끈 새로운 신화
현대차그룹의 2024년 성장을 이끈 주역은 RV와 친환경차였다.
현대차의 대표 SUV 팰리세이드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11만 55대가 팔리며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전기차 아이오닉5도 4만 4,400대가 판매되며 31%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기아 역시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EV9이 2만 2,017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869%라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스포티지(16만 1,917대), 카니발(4만 9,726대), K3·K4(13만 9,778대), EV6(2만 1,715대), 텔루라이드(11만 5,504대) 등 6개 차종 모두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위기 속 빛난 한국차의 저력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GM(268만 9,346대), 도요타(233만 2,623대), 포드(206만 5,161대)에 이어 4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
주목할 만한 점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세가 친환경차 부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 증가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됐으며,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IRA 규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RV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제품 경쟁력이 빛을 발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품질 향상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혼다와 닛산, 미쓰비시의 합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 순위에도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향후 행보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기차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