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입되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정작 필요한 곳에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유통망의 빈틈에서 새어나간 정황이 관측되기도 한다.
연매출 기준을 초과해 가맹 대상에서 제외된 대형 마트 업주가 타인의 명의를 빌려 꼼수 영업을 벌이다 사법당국의 심판을 받게 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당 업주는 동생 이름으로 새 사업자를 등록한 뒤 지난해 7월 말부터 보름 남짓한 기간에 9천50건, 총 2억 5천716만 원 상당의 쿠폰 결제를 받아낸 것으로 확인된다.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을 보호하려던 정책 자금이 결제 단말기 조작이라는 우회 경로를 통해 대형 매장의 수익으로 흡수되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가벼움이 덜하지 않다는 평이다.
소상공인 몫 가로챈 9천 건의 결제, 시스템의 명암을 드러내다

법원은 이 업주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그리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하며 정책 목적을 왜곡한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해당 매출이 전체 마트 운영에서 일부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참작한 결정으로 보이나 지원금 관리의 구조적 맹점은 과제로 남는 모양새이다.
이번 사건은 행정 당국이 아무리 엄격한 기준을 세워도 실제 결제 단계에서 사업자 명의와 매장 실체가 어긋나면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소비쿠폰의 핵심은 골목상권에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인데, 대형 매장이 이를 독식할 경우 소비 진작 효과만 남고 소상공인 보호 목적은 흐려지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우회된 결제 건수가 9천 건을 상회하면서 현장 소비자들이 해당 마트를 정상 가맹점으로 오인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단순히 서류상의 매출 액수만 검증할 것이 아니라 동일 주소지의 사업자 변경이나 가족 명의 등록 같은 현장 데이터를 정밀하게 걸러내는 감시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소비자 편의성이 높은 대형 매장으로 돈이 몰릴수록 영세 점포의 회복은 늦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시장 내 공정한 경쟁 조건을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정 사용을 나중에 적발해 환수하려 해도 이미 왜곡된 소비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기에 사후 처벌보다 사전 차단이 경제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신뢰가 무너진 대가, 제도권이 떠안아야 할 행정 비용

이러한 부정 수급 사례가 반복될수록 정부는 향후 지원책을 내놓을 때 더 까다로운 심사와 사후 점검을 도입할 수밖에 없어 행정적 비효율이 커질 우려가 존재한다.
이는 결국 선량한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복잡한 신청 절차와 지급 지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전체적인 정책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카드 단말기가 순수한 결제 장비를 넘어 정책 자격 검증 장치로 기능해야 하는 시점에서, 카드사와 밴(VAN)사의 가맹점 교차 검증 시스템 고도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앞으로 부정 결제액의 환수 여부와 유사 우회 사례에 대한 단속, 그리고 검증 방식의 변화를 주시하는 것이 소비쿠폰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