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 많아도 “어쩔 수 없어요”…거대한 흐름에 전세계 ‘이목집중’

세력 구도 뒤집힌 빅 테크 기업들
트럼프 재집권에 충성 경쟁 나서
머스크의 영향력 더욱 커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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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치 권력 앞에 빅 테크 기업들이 충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 / 출처-연합뉴스

세계 경제를 좌우하던 빅 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정치 권력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가시화되면서 그와 각을 세웠던 억만장자들이 앞다투어 충성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일론 머스크가 있다.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머스크는 이미 차기 정부의 정보효율화 수장으로 지명됐다.

여기에 그의 옛 동료인 데이비드 색스가 백악관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로 발탁되면서 머스크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만찬에서 드러난 빅 테크의 새로운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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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가족들과 식사 중인 트럼프 당선인 /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8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의 추수감사절 만찬은 실리콘밸리 권력 지형의 대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트럼프의 바로 옆자리에 앉은 머스크를 향해, 그동안 앙숙으로 지내온 빅 테크 CEO들이 줄을 섰다.

특히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의 변신이 극적이다.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의 계정을 차단했던 그는 만찬장에서 트럼프와 머스크 앞에서 자사의 신제품 선글라스를 직접 시연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시기의 콘텐츠 규제가 “다소 과했다”며 과거의 결정을 수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챗GPT로 주목받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달라졌다. 머스크와 오픈AI의 운영 방향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음에도, 최근 뉴욕타임스 콘퍼런스에서 “머스크는 내게 엄청난 영웅이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 당선인이 AI 개발 지원을 잘할 것”이라는 찬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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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메타 ‘마크 저커버그’, 오픈AI ‘샘 올트먼’,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 / 출처-연합뉴스

여기에, “대통령직이 확정되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팔아야 할 것”이라던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도 태도를 바꿨다. 워싱턴포스트에서 관행처럼 해오던 민주당 후보 지지 사설을 삭제하도록 지시했고, “트럼프가 지난 8년간 놀랍게 성장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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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출처-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머스크가 트럼프의 최측근이 되면서 빅 테크 업계의 세력 구도가 완전히 뒤집혔다”며 “과거 머스크와 각을 세웠던 기업들은 이제 생존을 위해 그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정치적 줄서기를 넘어선다. 한 기술업계 전문가는 “AI, 전기차, 우주산업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이 재편되는 중대한 변화”라며 “트럼프 정부의 기술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제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은 새로운 질서에 적응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과거의 앙금을 접고 트럼프-머스크 라인과 협력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그들의 선택이 미국 기술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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