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결함 문제 해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의도치 않은 급가속 현상으로 안전 우려 확산
고성능 차량 특유의 주행감도 변화해 소비자 불만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이 미국에서 제동 기능 결함으로 리콜된 후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리콜 조치 이후 일부 차주들이 의도치 않은 급가속 현상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안전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차량의 성능 특성이 변화했다는 불만도 제기되어 현대차의 추가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왼발 브레이킹 결함으로 시작된 리콜
현대차가 진행 중인 리콜은 ‘왼발 브레이킹(left-foot braking)’ 기능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통합형 전자식 브레이크(IEB) 제어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ABS 시스템의 감압을 유발해 제동 성능을 저하시키고 충돌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왼발 브레이킹 기능은 서킷 주행 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으로, 랠리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그러나 이 기능 사용 시 ABS 시스템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질 수 있는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아이오닉 5 N 1,508대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으며, 딜러를 통해 IEB와 차량 제어 장치(VCU)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해 오류를 해결한다고 밝혔다.
리콜 후 새롭게 불거진 가속 문제
그러나 리콜 조치 후인 지난 19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여러 아이오닉 5 N 차주들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차량이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오닉 포럼(Ioniq Forum)의 한 사용자는 “N-시프트 모드에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량이 계속 가속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올라오고 있다. 짧은 가속 후 운전자가 페달에서 발을 뗐음에도 속도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당 내용만으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NHTSA에 보고했으며, 현대차에도 이메일을 보내 문제를 알린 것으로 전했졌다.
성능 특성 변화에 대한 불만
두 번째는 리콜 후 차량의 성능 특성이 변화했다는 불만이다. 일부 차주들은 N-시프트 모드의 가상 변속 기능이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고, 차량이 전반적으로 더 조용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부드러운 주행감과 정숙성 향상은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고성능 차량의 특성상 많은 운전자들은 아이오닉 5 N의 시뮬레이션 기어 변속의 거친 느낌과 크고 웅장한 사운드를 선호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는 아이오닉 5 N의 매력 중 하나였던 강렬한 변속감과 엔진 사운드가 줄어든 것에 대한 실망감으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리콜 조치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성능 차량의 특성 변화는 비록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제품의 핵심 가치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급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현대차의 대응과 향후 과제
한편 현재 이 문제들은 NHTSA에 보고되고 있으나, 현대차는 아직 이번 논란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다만, 안전과 직결되는 가속 제어 문제는 신속한 확인과 해결이 필요하며, 리콜 이후 발생한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대응 역시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의 플래그십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 5 N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