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내수 판매 순위 밖으로 밀려나는 모델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내수 실적과는 정반대로 해외에서 압도적인 물량을 자랑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 시장에서 월 500대에서 700대 수준의 판매량에 머물고 있지만, 2025년 기준 29만 6658대를 해외로 보내며 국산 승용차 수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는 국내 내수 1위 모델인 쏘렌토의 연간 판매량을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수치다.

이처럼 극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쉐보레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지만, 트랙스의 생산은 전량 GM 한국사업장(부평·창원 공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통계상 한국 공장에서 조립되어 해외로 나가는 물량이기 때문에 ‘국산차’로 분류되며, 한국이 사실상 수출을 위한 거대한 글로벌 생산 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가성비 앞세워 북미 공략…트레일블레이저도 호조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곳은 쉐보레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이다.
미국 현지 판매량은 2024년 14만 9380대에서 2025년 20만 6339대로 가파르게 상승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내 시작 가격이 약 2만 1495달러(약 3200만 원) 수준으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전장 4540mm에 휠베이스 2700mm를 확보해 동급 대비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춘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1.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발휘하는 무난한 주행 성능이 더해져 젊은 층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영리하게 열었다.
이러한 수출 호조는 비단 트랙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수 시장에서 월 100여 대 판매에 그치는 형제 모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2025년 한 해 동안 약 15만 대가 수출되며 국산차 수출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안 팔린다고 상품성 나쁜 건 아니다

국내 도로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두 모델이 해외에서는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든든한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는 국내 완성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내수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차량 본연의 상품성이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까다로운 검증을 거친 기본기와 실용성을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라면 내수 인기 순위에 얽매이기보다는, 각 트림별 옵션 구성을 비교하여 본인의 예산과 용도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