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완성차 거인 BYD가 일본 전체 신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차 영역에 전용 전기차 ‘라코’를 내세워 전격 진출했다.
라코의 시작 가격은 214만 5,000엔으로 집계됐으며, 현지 정부 보조금 15만 엔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가 199만 5,000엔까지 낮아진다.
이는 닛산 사쿠라의 시작가인 244만 엔이나 혼다 N-ONE e:의 270만 엔보다 저렴해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안방 시장의 가격 파괴를 예고한다.
지역별 지자체 지원금이나 트림별 옵션 차이에 따라 최종 지출액은 달라질 수 있으나, 일본 현지 브랜드보다 싸게 진입했다는 방향성은 명확하다.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으로 허문 안방 장벽

라코 상위 트림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일본 WLTC 기준 320km에 달해 경쟁 모델인 닛산 사쿠라의 180km를 무려 140km 차이로 멀찍이 따돌린다.
외기온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 실제 주행 거리는 달라질 수 있으나, 동일한 현지 인증 기준에서 300km 이상을 확보한 점은 충전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BYD는 일본 경차 규격의 엄격한 차체 제한을 준수하면서도 배터리 밀도와 전용 플랫폼 설계의 이점을 대거 적용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현지 소비자가 선호하는 박스형 외관과 좁은 골목길 운행 편의성을 유지한 채 배터리 제조 가격표를 결합하여 진입 장벽을 정면으로 겨냥한 셈이다.

하지만 경차 시장에서는 단순한 차체 스펙보다 집 근처 정비소 이용 가능 여부와 배터리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체차 지급 같은 서비스망이 우선시된다.
대도시 전시장 중심의 수입차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서비스 거점을 넓히지 못한다면 320km라는 스펙도 실질적인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닛산과 혼다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전국 딜러망과 부품 공급 체계, 중고차 잔존가치 방어선은 초기 파격 가격만으로 무너뜨리기 힘든 벽이다.
아울러 보조금 혜택이 고정 할인이 아닌 데다 최저가 트림과 상위 트림의 배터리 용량이 다른 만큼 계약 시 트림별 세부 사양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전동화 비용 한계와 한국 시장에 던진 과제

라코는 일본 규격 전용 경차로 개발되었기에 국내 직접 출시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경형 전기차의 가격 한계를 끌어내렸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국내 경차 구매자 역시 낮은 초기 차량 가격과 세제 혜택을 기대하는 만큼, 전동화로 인해 가격이 소형 SUV 수준으로 오르면 선택 이유가 약해지기 마련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 또한 단순 주행거리 수치에 그치지 않고, 월 납입금과 충전 비용, 중고차 가치를 포함한 총소유비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본 현지에서 라코가 초기 신차 효과를 넘어 잔존가치와 서비스 만족도까지 검증받는다면 중국 전기차의 파급력은 가격표 너머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