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회색지대 도발 1순위?”…韓 반도체부터 군 지휘부까지 한 방에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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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케이블 방어
해저 케이블 방어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현대 국가를 위협하는 아킬레스건은 눈에 보이는 군사 기지에만 국한되지 않는 모습이다. 바다 깊은 곳을 관통하는 해저 케이블과 에너지 인프라가 마비될 경우 사회 전반이 순식간에 멈춰 설 수 있다.

금융 거래와 통신은 물론이고 항공·항만 물류, 군 지휘통제,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동시에 흔들릴 위험이 존재한다. 이는 물리적인 총격전 없이도 한 국가의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이 된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해저 인프라 방어를 위한 국제 협력 구상인 ‘GUIDE’가 전면에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이 해저 자산 보호의 시급성에 깊이 공감하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요 에너지 시설과 통신망이 회색지대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17개국이 정보 공유를 위해 손을 잡는 구체적인 배경이 되었다.

거대한 침묵 속에 숨겨진 취약성과 추적의 미로

해저 케이블 방어
해저 케이블 방어 / 출처 : Wikimedia Common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 세계 데이터의 대부분은 인공위성이 아닌 바다 밑 광케이블을 통해 이동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이 중요한 통신망은 생각보다 물리적인 충격에 취약한 편이다.

대양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은 여러 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과 공해를 지나기 때문에 상시 감시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선박의 닻이나 어업 장비, 혹은 지진 같은 자연재해로도 끊어지기 쉽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사고로 인한 파손과 의도적인 고의 훼손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이다. 가해자를 특정하기 힘든 해저의 특성은 군사적으로도 매우 까다로운 고민거리를 던진다.

설령 케이블이 끊어진 지점을 찾아내더라도 당시 지나간 선박이 민간선으로 위장했거나 배후에 특정 국가의 지시가 있었는지 입증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여지가 크다.

해저 케이블 방어
해저 케이블 방어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공격자들은 바로 이러한 법적·물리적 회색지대를 노려 전면전을 피하면서 상대국의 경제와 소통을 뒤흔드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에 맞선 방어 역시 단편적인 방법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광활한 바다 모든 구간에 군함을 배치할 수 없기에 해상교통 데이터, 위성 감시, 수중 센서, 민간 운영사 정보를 하나로 묶는 통합 시스템 구축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이다.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것만큼이나 사고 발생 시 얼마나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지가 또 다른 형태의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역과 금융,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해저 인프라가 타격을 입을 경우 경제와 안보 위기가 동시에 들이닥치는 복합적인 재난을 맞이할 수도 있다.

선포 없는 전쟁의 서막, 민관이 함께 만드는 방어벽

해저 케이블 방어
해저 케이블 방어 / 출처 : DVID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북한의 위협뿐 아니라 주변 강대국이나 비국가 행위자들의 변칙적인 도발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해저 인프라 보호는 더 이상 특정 통신사만의 비즈니스 영역이 아닐 수 있다.

해저 케이블 방어의 핵심은 결국 군사와 민간의 경계를 허물고 긴밀한 협력 체계를 다지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민간이 운영하지만 피해는 국가 전체의 몫이기 때문이다.

해군이 홀로 모든 바다를 지킬 수 없고 민간 기업 역시 국가급 위협을 자력으로 막아내기는 역부족이기에, 국제적인 정보 공유와 의심 선박 추적, 공조 복구 절차가 필수적이다.

미래의 전쟁은 거대한 포성과 함께 시작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결제가 지연되거나 데이터 연결이 불안정해지는 조용한 순간에 이미 우리 곁에 도달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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