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의 중동 병력 증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경고가 이어지면서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작은 섬 하나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압박 대상으로 거론한 핵심 표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르그섬이다.
면적은 울릉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20여 제곱킬로미터(㎢)의 작은 산호섬이지만, 이곳이 멈추면 이란의 원유 수출과 재정 기반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 시나리오에서 하르그섬을 유력한 목표물 중 하나로 검토하는 배경에도 이 섬의 전략적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
이란 경제의 90%를 쥔 생명선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절대적인 심장부로 불린다. 업계에 따르면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80~90%가 오직 이 섬의 터미널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다.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란의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하르그섬은 국가 재정과 외화 확보를 떠받치는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내륙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 섬의 저장·선적 시설로 집결한 뒤 해외로 수출된다.
초대형 유조선 10척이 동시 접안하는 인프라

섬의 크기는 작지만, 그 안에 구축된 오일 인프라의 물리적 스펙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르그섬 터미널은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의 원유를 거뜬히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여기에 대규모 원유 저장 시설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적재가 가능한 접안·선적 설비까지 구축돼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물류 시스템 덕분에 하르그섬은 중동 원유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핵심 허브로 자리 잡았다.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타격 시 글로벌 파장

최근 이 섬의 지정학적 민감도가 더욱 부각되는 배경에는 중국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촘촘한 제재망 속에서도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상당 물량이 하르그섬을 거쳐 중국 등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미군 제82공수사단 등 지상군이 투입되어 이곳을 통제하거나, 무력 충돌로 인프라가 파괴될 경우 이란을 넘어 글로벌 원유 공급망 전체에 막대한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주요 수입국의 에너지 수급 불안은 물론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까지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다.
최후통첩 앞둔 벼랑 끝 압박

이러한 상황에서 하르그섬을 직접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이란 지도부에게 가장 뼈아픈 위협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다가오는 협상 시한을 앞두고 이란 경제의 숨통을 단숨에 끊어버릴 수 있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제한적 지상군 투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가 실제 실행될지는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하르그섬이라는 확실한 아킬레스건을 쥐고 흔드는 것만으로도, 막판 협상 테이블에서 팽팽한 주도권을 쥐려는 미국의 노림수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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