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용과 이용량 제한 없이 누구나 쓸 수 있는 국산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본격적인 막을 올리면서, 초거대 인프라를 선점하려는 정보통신업계의 치열한 셈법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사업은 표면적으로 국민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복지 정책이지만, 민간 기업들에는 인프라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의 장으로 평가받는다.
전 국민 대상 무료 서비스라는 조건 탓에 기업이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하기 힘든 최신 GPU 자원을 무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대형 기업들의 참여 검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오는 8월 11일까지 공모를 마감하고 서류와 발표 평가를 거쳐 8월 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 뒤, 9월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출시를 완료할 계획을 구체화했다.
최신 인프라 지원과 대규모 데이터가 만드는 실익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당근은 AI 서비스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추론용 인프라를 엔비디아의 최신 ‘B200 GPU’ 512장 현물 대여 방식으로 전액 지원하여 기업의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는 점이 핵심으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경색으로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최신 고성능 장비를 정부가 직접 깔아주기 때문에, 참여 기업들은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을 상상 이상으로 절감하는 실질적인 혜택을 누린다.
이와 함께 ‘전 국민 무료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통해 수천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이용자를 빠르게 끌어모을 수 있어, 자사 서비스를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는 강력한 배포망을 확보하게 된다.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이용자들의 생생한 프롬프트 입력값과 행동 데이터, 서비스 피드백을 기반으로 자사 AI 모델의 성능을 압도적인 속도로 고도화할 기회를 잡는다.

다만 파격적인 지원만큼 까다로운 의무 조건도 붙는데, 주관 컨소시엄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을 충족하는 국산 AI 모델을 최소 50% 이상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대형 플랫폼 기업이 자사 모델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다른 국내 개발사의 국산 모델도 최소 30% 이상 반드시 의무적으로 연동해 섞어 쓰도록 규정했다.
현재 카카오가 공식 참여를 선언하고 LG유플러스가 LG AI연구원과 손을 잡은 가운데 네이버, SK텔레콤, KT, 업스테이지 등이 참여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산 모델 역시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필수 기능에 한해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나, 해당 활용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자원 지원 대상에서 철저히 제외하는 강력한 제약 조건을 걸었다.
B2B 시장 선점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의 과제

이번 사업은 정부 행정을 지원하는 공공 AI 에이전트와 연계되어 추진되므로, 향후 대형 국가 행정 시스템 연동 사업이나 B2B 및 B2G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대규모 무상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 클라우드와 데이터 전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며, 이는 차별화된 기업용 특화 모델이나 후속 유료 기능을 선보일 든든한 토대가 마련된다.
무료 이용 범위 안에서 신뢰를 잃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거버넌스 요건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광고나 유료 기능과의 경계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능력이 서비스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업은 단순한 일회성 무료 이벤트를 넘어 이용자 증가와 인프라 비용 절감, 그리고 국내 모델의 성능 향상을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민관 협력의 시험대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