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드론이 전장의 기본 무기로 급부상한 가운데, 미군이 본토 국경 지대를 첨단 기술 시험장으로 삼아 새로운 방어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올해 6월 육군 주도의 대드론 태스크포스인 JIATF-401은 미·멕시코 국경과 인접한 애리조나주 유마 해병대 항공기지에서 자율형 대드론 시스템 ‘스카이밸러(SkyValor)’의 운용 검증을 진행했다.
이번 시험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기존의 격추 방식과 달리 미사일이나 기관포를 쏘지 않고 전자전 기법을 활용해 가상 적기를 무력화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취했기 때문이다.
미 남부 국경 지역은 실제로 범죄 조직의 감시용이나 밀수용 무인기가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실전과 유사한 위협 속에서 장비의 성능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꼽힌다.
하늘의 무법자를 잠재우는 비물리적 교란 기술의 등장과 전장 환경의 변화

이틀간 진행된 복합 위협 시나리오 시험에서 스카이밸러는 먼 거리에서 접근하는 소형 무인기를 스스로 탐지하고 식별한 뒤, 추적과 무력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행해 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군이 이처럼 대드론 능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장의 패러다임이 저비용 고효율 무인기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었다는 위기감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 해외 미군 기지가 드론 공격에 노출되어 인명 피해를 입었던 사례들도 본토와 기지 방어망을 시급히 재정비하게 만든 도화선이 된 모양새이다.
전통적인 물리적 타격은 도심이나 공항 주변에서 오발 사고를 내거나 격추된 기체의 파편이 민간 영역으로 떨어져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반면 전자기 신호를 교란해 드론을 떨어뜨리는 비물리적 방식은 사격 소음이 없고 주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여러 국가 기관이 얽힌 국경 지대에서 유연한 대응 카드로 주목받는다.
현재 미 남부 국경의 공역은 국방부뿐만 아니라 국토안보부, 세관국경보호국, 연방항공청(FAA) 등 다양한 기관이 복잡하게 나누어 관리하는 민감한 하늘길이다.
따라서 적대적 기체를 신속하게 무력화하는 기술력만큼이나, 민간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부처 간의 표적 승인 절차를 유기적으로 조율하는 시스템이 중요해진다.
국가 차원의 군대뿐만 아니라 비국가 무장 세력까지 값싼 무인기를 동원해 주요 항만과 군사 시설을 상시 감시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통합 방어망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첨단 전자전이 마주한 기술적 한계와 완벽한 방패를 위한 다층 방어망 구축

다만 전파 교란을 기반으로 하는 비물리적 차단 방식이 모든 종류의 드론 위협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사전에 입력된 고정 경로를 따라 비행하거나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완전 자율형 드론은 단순한 재밍 신호만으로 제어권을 빼앗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력한 기체 교란 전파가 자칫 인근 민간 통신망이나 주변 전자기기에 예기치 못한 간섭 현상을 일으켜 또 다른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미래의 대드론 방어망은 스카이밸러와 같은 첨단 전파 교란 체계를 기본 기둥으로 삼되, 고도화된 물리적 요격 수단을 겹겹이 묶는 다층적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