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때 쓰던 전술을 여기서?”…’세계 2위’ 군사대국에 무슨 일이

우크라이나 모방하는 러시아
구식 훈련기로 드론 격추 작전
러시아의 방공 역량 고갈 의혹

연일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공습 강도를 높이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에는 역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을 모방하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현재 러시아는 전선 일대에서 조금씩 점령지를 늘려가고 있으며 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는 드론 등으로 러시아의 정유 시설을 타격하며 에너지 문제를 야기하려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술을 모방한 러시아

최근 러시아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조종사와 사수로 구성된 승무원들을 Yak-52 훈련기에 탑승시켜 드론 격추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

Yak-52는 1970년대에 개발된 구소련의 프로펠러 훈련기로써 비록 노후화된 구식 항공기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드론 격추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의 이러한 전략이 흥미로운 점은 앞서 우크라이나가 비슷한 방식으로 러시아군의 드론 수백 대를 격추했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을 모방해 Yak-52로 드론 방어를 준비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전술을 끊임없이 모방하며 전쟁을 이어오고 있다.

사수가 소총으로 드론 격추 작전

우크라이나가 먼저 보여준 Yak-52 드론 격추 작전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크라이나는 2인 1개 조로 드론 격추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데 조종석 후방에 탑승한 사수가 직접 소총을 들고 드론을 격추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을 두고 서방 군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을 제1차 세계대전에 비유하기도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초기 공중전은 항공기에 별도의 무장을 장착하기 어려워 조종사가 직접 리볼버 등을 들고 적 전투기와 교전을 벌이는 방식이었다.

서방은 이러한 제1차 대전의 모습과 Yak-52에서 소총으로 적과 싸우는 우크라이나군이 비슷한 모습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의 성과는 훌륭하다. Yak-52는 기체 한계로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 비행하지 못하지만 한 팀이 주간 임무만으로 120대 이상의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열악했던 우크라이나의 궁여지책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이 같은 방식으로 러시아 드론에 대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무기 체계와 군수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군사력 측면에서 세계 2위의 러시아에 상대조차 되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선 궁여지책으로 이러한 구식 무기와 역사 속 교전 방식을 차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각종 무기 비축량이 더 많았고, 무기 생산을 위한 군수 시설도 비교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술을 모방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술이 러시아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으며 러시아 측의 방공 역량도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