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 상륙 작전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상륙돌격장갑차(KAAV-II) 개발이 순조롭다. 노후 장비를 대체해 바다와 육지가 연결되는 극한의 전장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창원 사업장에서 시제품이 공개된 이 새로운 플랫폼은 해병대가 오랫동안 운용해 온 기존 AAV7 계열 상륙돌격장갑차의 뒤를 잇게 된다.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인 연구 개발이 시작되어 전력화를 위한 단계별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군 당국과 개발사는 오는 2028년까지 전체적인 체계 개발을 완수하고, 이듬해인 2029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상륙 작전은 파도와 해안 장애물, 적의 대전차 화기 등 복합적인 위협이 겹치는 가장 난이도 높은 군사 행동이다.
장비가 노후화될 경우 함정에서 해안에 이르는 짧은 진격 구간이 장병들에게 가장 위험한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차세대 장갑차 도입은 해병대의 생존성과 작전 성공률을 결정짓는 핵심 안보 과제로 꼽힌다.
고속 해상 기동을 위한 혁신적 설계와 첨단 화력의 결합

새 장갑차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방수형 궤도차량을 넘어 해상 고속 기동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계획형 선체 형상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선체가 수면 위로 올라타 미끄러지듯 달리는 기술은 상륙 작전의 거리와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해안 방어망이 촘촘해질수록 적의 감시망에서 벗어난 먼바다에서 출발해 빠르게 해안으로 접근하는 능력이 생존의 핵심이 된다. 화력 면에서도 기존의 무장 체계를 뛰어넘는 강력한 40mm CTA 계열의 포탑 구성이 적용되었다.
탄두가 탄피 내부에 완전히 수납된 형태인 CTA 탄약은 장전 공간을 적게 차지하여 포탑 설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새로운 탄약 보급망과 정비 체계를 구축해야 하므로 후방의 군수 지원 인프라 체질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화력 강화는 단순히 포구 구경이 커진 것에 그치지 않고 해상 사격 시 포탑의 안정을 유지하는 사격통제 장치의 고도화로 이어진다. 더불어 까다로운 해상 염분 환경에서 장비의 부식을 막고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비 신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대전 전장 환경에 맞춘 생존성 보강 역시 차세대 장갑차가 해결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기술적 과제 중 하나이다. 오늘날의 지상 작전은 대전차 미사일뿐만 아니라 하늘에서 쏟아지는 자폭 드론과 배회탄, 그리고 지상의 지뢰 위협까지 동시에 방어해야 한다.
과거처럼 단순히 장갑판을 두껍게 두르는 방식만으로는 다양한 방향에서 가해지는 복합적인 기습 공격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레이더나 연막, 능동방호체계(APS)의 적용 가능성이 검토되며 네트워크화된 실시간 상황 인식 능력이 강조된다.
향후 방산 시장에서의 수출 가능성도 열려 있으나 상륙장갑차는 도입국의 해안 지형과 고유의 작전 교리에 따라 요구 조건이 크게 달라진다. 섬 지형이 많거나 독자적인 해병대 전력을 보유한 국가, 혹은 노후 장비 교체를 원하는 국가들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실제 수출 성사를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해상 파고와 작전 거리, 보유 중인 상륙함과의 완벽한 호환성이 종합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기체 공급 외에도 장기간 운용을 위한 수리부속 공급망과 승조원 교육 훈련 패키지가 유기적으로 묶여야 승산이 있다.
바다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위험한 전환의 순간을 줄이는 방패

새로운 장갑차는 해병대가 거친 바다를 건너 적의 육지로 진입하는 첫 번째 순간을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상륙 작전의 진정한 성공은 단순히 장비가 해안가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1차적인 목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갑차 내부의 해병대 보병들이 신속하게 하차하여 전개하고, 적의 화망 속에서 살아남아 다음 목표 작전 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새 장갑차의 진정한 안보적 가치는 단순한 주행 속도나 외형적인 장갑의 두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가장 취약하고 위험한 바다와 육지의 전환기를 얼마나 짧고 질서 정연하게 만들어 장병들의 생존을 보장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대 전장에서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상륙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이 장비의 궁극적인 임무이다.
대한민국 해병대의 차세대 상륙 자산은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추어 첨단 기술과 생존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나가고 있다. 철저한 개발 검증과 체계적인 양산 준비를 거쳐 완성될 이 장비는 우리 영해와 안보를 수호하는 든든한 방패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