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들 최대 17% 일제히 가격 인상
샤넬 플랩백 1천만 원 돌파, 버킨백도 2천만 원대 진입
가격 오르자 소비자들 앞다퉈 구매 행렬, 베블런 효과 뚜렷

새해 벽두부터 명품가들이 술렁이고 있다.
에르메스와 롤렉스, 구찌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구매 열풍에 나서고 있다.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천만 원 넘은 샤넬, 2천만 원 된 버킨백

지난 9일 샤넬은 대표 제품인 플랩백 가격을 인상했다. 카프스킨 소재의 라지 사이즈는 983만 원에서 1,017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또한, 에르메스는 이보다 앞선 1월 3일 버킨백 30사이즈(토고 가죽)를 1,831만 원에서 2,011만 원으로 인상했다.
주얼리 브랜드들의 움직임도 빨랐다. 반클리프앤아펠은 1월 3일 하이주얼리를 제외한 전 제품을 4% 인상했으며, 롤렉스는 1월 1일부터 최대 17%까지 가격을 올렸다.
특히, 인기 모델인 서브마리너 오이스터스틸은 1,306만 원에서 67만 원이나 인상된 1,373만 원이 됐다.
가격 올라도 늘어나는 수요, 그 이유는?

명품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상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값이나 환율 상승의 영향도 있지만, 각 브랜드 본사가 연초에 정례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베블런 효과’로 명품은 일반적인 경제 원리와 달리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 자체를 과시와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으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가치도 더해졌다. 가격이 오를수록 투자 가치가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다.
불투명한 가격 정보에 혼란스러운 소비자들

하지만 명품 브랜드들의 불투명한 가격 정책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공급자가 가격을 올린다면 언제 얼마나 올리는지, 어떤 목록을 올리는지 공지해야 하는데 명품업계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격 인상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샤넬 클래식백 오늘 가격 안 올랐던데 내일 오르면 어떡하죠”와 같은 불안감 섞인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